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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제국의 심상공간과 문학
포스트제국의 심상공간과 문학
  • 김재호
  • 승인 2024.01.30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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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 나나코 외 11인 지음 | 소명출판 | 430쪽

동아시아의 화해와 공존 모색을 위한 문화권력 연구

이 책을 엮은 한림대학교 일본학연구소는 2008년부터 9년에 걸쳐 ‘제국일본의 문화권력-학지(學知)와 문화매체’(한국연구재단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연구를 수행했고, 2017년부터는 ‘포스트제국의 문화권력과 동아시아’(한국연구재단 인문한국플러스HK+사업)라는 아젠다를 설정하여 ‘제국일본’ 해체 이후 건설된 동아시아의 새로운 국민국가 내부에, 제국일본의 문화권력이 ‘식민지/제국 이후=후기(後期, post)제국’의 시공간에 어떻게 수용되었고 거부되었는지 혹은 어떻게 변용하여 잠재해 있는지 연구해왔다.

나아가 그것이 어떠한 양상으로 재생산되고 갱신을 지속하고 있는지 밝힘으로써 제도의 차원을 넘어선 정신의 탈식민지화-탈(脫, post)제국화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더불어, 국민국가의 경계를 넘어 생산되는 대항적 공간의 개편, 동아시아의 정체성과 문화권력의 투쟁, 문화권력의 변이와 환류에 관해 연구하며, 그 성과를 토대로 ‘한림일본학연구총서‘포스트제국의 문화권력 시리즈’’를 간행해왔다. 이 책 역시 그 성과 중 하나이며 총서 제7권에 해당한다.

이 책은 역사적 사실로서의 실태와 그에 관한 서술·기억 사이에 개재하는 차이(差異) 즉 이동(異同)이 만들어내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사유한다. 역사 기록은 승자의 서술이며, 문학이라는 것은 승자의 영웅담이거나 패자의 아픔이 문학으로 승화된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학이라는 공간=매체가 역사의 아픔을 확인하고 상처를 위로하는 데 머물지 않고, 이를 뛰어넘어 동아시아의 화해와 공존을 위한 매체·문화로 작동되는지에 관해서도 논의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다양한 주체들의 길항과 경험의 양상을 ‘앎·지식’, ‘매체·문화’, ‘일상·생활’의 영역에서 재고하여 포스트제국 시대에 있어 제국의 문화권력이 어떠한 도전과 위험, 관계성 속에서 재편되어 왔는지 혹은 재편되고 있는지 고찰함으로써 동아시아의 화해와 공존, 탈제국과 탈국가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에 이 책을 간행하는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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