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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행(北行)
북행(北行)
  • 김재호
  • 승인 2024.01.02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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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관 지음 | 인문서원 | 320쪽

광활한 요동 벌판에서 북만주를 거쳐 내몽고자치구까지
우리 역사와 문화의 뿌리를 톺아보는 인문 기행

해양수산부 장관과 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한 후 줄곧 역사 연구에 매진해온 저자가 오랜 세월 동아시아 북방을 누비며 그 찬연했던 한민족 역사와 문화의 자취를 직접 눈으로 더듬고 발로 찾아낸 우리 역사문화 순례기. 2013년 북경에서 산서성 대동과 태원을 거쳐 태항산맥을 따라 남하하여 하남성 안양까지 답사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광활한 동북아시아 지역의 유적지들을 찾아간 장장 수만 킬로미터에 이르는 장대한 답사 여행의 기록이다.

한민족의 무대를 한반도 내로 축소시키려는 일제 식민사관에 이어 고조선, 고구려, 발해의 역사를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의 거센 풍파 속에서도, 지금도 현장에 오롯이 남아 있는 유적들은 그들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치밀한 역사 문헌 연구 못지않게 활발한 현장 답사가 중요한 이유다. 이 책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답사기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고대사에 관한 온갖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직접 가서 눈으로 보는 것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역사의 진실에 육박해 들어가는 노학자의 탐사 기록을 통해 E. H. 카의 말처럼 의미 있는 ‘현재와 과거의 대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단순한 유적지 소개에 그치지 않고 역사적 의미와 맥락을 심도 있게 되짚어냄으로써, 한민족의 찬란한 발자취를 좇아 이 지역들을 답사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인문학적 가이드북으로서 소중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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