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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비정규직 박사, 임금 차별 가장 커”
“여성·비정규직 박사, 임금 차별 가장 커”
  • 임효진
  • 승인 2024.01.02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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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직업능력연구원, 유리천장·밑바닥 일자리 효과 확인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31.1%로 OECD 회원국 중 1위라는 불명예를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상대임금 역시 72.9% 수준으로 성별과 고용 형태에 따른 격차는 한국 노동시장의 주요 특징 중 하나다. 고학력자인 박사학위 보유자도 이런 사회 구조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연구가 진행됐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박사학위 보유자의 성별·고용형태별 임금격차’(KRIVET Issue Brief 제272호)를 통해 박사학위 보유자의 성별·고용 형태별 임금 격차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박사학위 보유자 간 성별 임금 격차를 최하위(10분위)부터 최고위(90분위)까지 분석한 결과, 양극단으로 갈수록 교육·경력·생산성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임금 격차보다 ‘설명되지 않는 차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임금 박사 군 밑바닥 일자리 효과 명확

RIF 임금분해 결과, 최하위 10분위는 총 임금격차 로그값 0.311 중 설명되지 않는 격차가 0.244로 가장 높았다. 보고서는 저분위로 갈수록 설명되지 않는 성별 임금 격차가 커지고 있는 현상을 통해 저임금 박사 군에서 ‘힘들고 임금은 낮은’ 밑바닥 일자리 효과가 명확하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최고위 90분위는 설명되는 격차가 0.106, 설명되지 않는 격차가 0.179로 나타났다. 고분위에서는 설명되지 않는 임금 차별이 관찰돼 고임금 여성 박사에 대한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고임금 여성 박사에 대한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픽사베이

비정규직 패널티가 ‘설명되지 않는 차별’ 주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는 고용 형태별 임금 격차도 분석했다. 일반화 임금 분해를 적용해 매칭하면 전체 박사 군에서 설명되지 않는 격차가 56.8%인데 그중 비정규직 패널티는 53.4%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차별로 인한 비정규직 패널티가 고용형태에서 설명되지 않는 차별을 주도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STEM(과학·기술·공학·수학의 약칭으로 이공계 전공)부문 만을 따로 떼어내 분석하면 박사 노동시장 전체보다는 설명되지 않는 격차의 비중이 작았다. 노동시장 전체의 설명되지 않는 격차는 56.8%였으나, STEM 부문은 52.5%로 약간 낮았다. 인문·사회계를 포함한 박사 전체에 비해 STEM을 전공한 비정규직 박사의 처우가 정규직에 비해 불리하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걸 의미한다. 

성별 분석에는 남성 박사 3천600명, 여성 박사 358명의 자료를, 고용 형태별 분석에서는 정규직 3천757명, 비정규직 237명의 자료를 활용했다. 박사학위 보유자를 대상으로 임금 격차를 분석한 연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됐다. 

“국내박사 노동시장, 주목받지 않았던 특이점 존재”

선행 연구한 해외 자료와 비교하면 해외에서는 박사의 성별에 따라 임금에서 유리천장 현상이 관찰됐으나, 한국은 유리천장 효과와 함께 명백한 밑바닥 일자리 효과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김명환 부연구위원은 “이미 잘 알려진 유리천장 효과 이외에도 저임금 박사 군에서 성별 임금 차별이 확대되는 밑바닥 일자리 효과가 나타나는 등 국내 박사 노동시장에 그동안 주목받지 않은 특이점이 존재한다”라며 “여성·비정규직 연구자의 처우개선을 위한 법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산학협력 강화 등을 통해 박사 노동시장의 불일치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라고 밝혔다. 또한 임금 차별을 막기 위해 임금 공시제와 같은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editor@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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