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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강혜진 교수팀, 신경활성 제어 기술 ‘디자이너 약물-디자이너 수용체’ 제작부터 사용 전략까지 집대성
연세대 강혜진 교수팀, 신경활성 제어 기술 ‘디자이너 약물-디자이너 수용체’ 제작부터 사용 전략까지 집대성
  • 배지우
  • 승인 2023.12.26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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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강혜진 교수팀이 세포 신호 및 신경 활성을 제어하는 방법인 화학유전학(Chemogenetics) 기술 제작 방법 및 사용 전략에 대한 총설 논문을 작성했다. 

A. DREADD 신호전달기전 모식도
B. 세포 기반 DREADD의 신호 기전 스크리닝 모식도
C. 비인간영장류에 적용된 DREADD 모식도

 

연구 결과는 생물학, 물리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리뷰 메소드 프라이머(Nature Reviews Methods Primers, IF 39.8)’에 12월 14일 게재됐다.

인간 유전자는 수많은 단백질을 발현하는데, 그 중 약물가능(Druggable)한 단백질로는 크게 GPCR(G-protein Coupled Receptor, G 단백질-결합 수용체), 이온채널, Kinase 등이 있으며, 이들 단백질의 활성 조절은 주로 저분자 화합물을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저분자 화합물은 본래 '낮은 선택성'을 갖고 있어, 이로 인한 오프타겟(Off-target) 현상이 나타나 정밀한 신호 전달 기전 규명을 어렵게 해 약물 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난관으로 여겨졌다. 예를 들어 조현병 치료제인 클로자핀은 약 50개 이상의 수용체와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온채널을 표적으로 하는 FDA 승인 약물들도 다른 단백질과의 상호작용 등이 보고돼 왔다.

이렇게 낮은 선택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1991년 화학유전학 방식이 등장했다. 이 방식은 활성이 없는 특정 저분자 화합물에 반응하도록 인공단백질을 개발해 원하는 세포에 인공단백질을 주입하고, 그 단백질을 그 특정 저분자 화합물로 조절함으로써 높은 선택성으로 세포 활성을 조절하게 되는 방식이다.

GPCR, 이온채널, kinase 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화학유전학이 개발됐는데, 현재까지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GPCR 기반의 DREADD(Designer Receptors Exclusively Activated by Designer Drugs) 플랫폼이다. 이는 말 그대로 설계자가 개발한 ‘디자이너 약물’에 의해 독점적으로 활성화되도록 설계된 ‘디자이너 수용체’를 이용하는 기술로서, 인체 내에서 생산되는 어떤 것에 의해서도 활성화되지 않고, 오로지 외부에서 넣어준 디자이너 약물을 이용해 디자이너 GPCR를 활성화시키고, 그 하위 신호를 제어함으로써 특정 신경세포를 흥분시키거나 억제하는데 사용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동물의 학습, 기억, 식욕 등을 담당하는 뇌 회로를 분석하고 제어하는데 성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최근 15년 동안 화학유전학 기술을 언급한 20,000편 이상의 논문 중 90% 이상이 DREADD를 언급하는 만큼 뇌신경 분야에서 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연세대 강혜진 교수는 DREADD의 플랫폼이 전 세계적으로 폭넓게 사용되는 이유로 DREADD의 비침습성으로 인해 자유롭게 움직이는 동물에 적용하기 용이하고, GPCR이 인간 유전자 중에 가장 큰 집단을 형성하고 있으며, 현대 의약품의 약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표적 단백질인 만큼 DREADD 기술이 기초연구 및 중개연구에 큰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DREADD는 CNO(Clozapine-N-Oxide)라는 디자이너 약물을 기반으로 하는데, 최근에는 CNO의 대사적 한계를 극복한 DCZ(Deschloroclozapine) 같은 새로운 리간드가 개발되는 등 기술적 향상이 있어 왔다. 하지만 여전히 특성화된 연구 목적에 최적화된 새로운 DREADD의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존재하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새로운 DREADD 개발에 대한 실험적인 접근과 검증 방법에 대한 체계적인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 특히 DREADD 플랫폼을 이루는 디자이너 약물과 디자이너 수용체의 설계, 제작 및 검증에 대해 상세히 기술했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말초신경 및 말초 조직에서의 적용과 비인간 영장류의 특정 신경세포에 적용 시 권고되는 절차를 자세히 제시함으로써, DREADD의 과학적 용도와 잠재적 치료 가능성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를 전개했다.

연세대 생명공학과 강혜진 교수는 "이 논문은 DREADD기술 개발과 적용에 관한 연구로, 세계적인 학술지에서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중추신경계에 국한되지 않고 말초조직 및 비인간 영장류에 적용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함으로써 새로운 학술적 지평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며 ”새로운 DREADD 플랫폼이 계속해서 발전된다면, 이는 신경 분야뿐만 아니라 GPCR 신호 전달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사, 암, 면역 분야에서의 기초 및 중개 연구에도 매우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세대 강혜진 교수(제1저자, 공동교신저자)를 중심으로 화학유전학 분야 세계적 석학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브라이언 로스 교수(공동교신저자), 미국 국립보건원 위르겐 웨스 교수(공동저자), 일본 양자과학기술연구개발기구 미나미모토 다카후미 교수(공동저자)가 국제 협력으로 집필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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