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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우리 집 안방 화롯가에 있다”…남과 비교 말 것
“행복은 우리 집 안방 화롯가에 있다”…남과 비교 말 것
  • 성기철
  • 승인 2023.12.15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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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다_『행복 시크릿 150: 최고의 인생을 향한 150가지 행복론』 성기철 지음 | 미래북 | 352쪽

‘행복 4단계론’, 비교 안 함-만족-감사-행복
행복 탐구자들 150인의 15개 분야 생각

신문사 논설위원 시절, 뉴스와 무관하게 인간의 행복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주로 담당했던 정치 분야 취재에 회의를 느낀 데 따른 탈출구였다. 성공한 정치인이라고 행복한 것 같지도 않고, 그런 사람들 만나는 기자도 행복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나는 지금 행복한가?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정년 퇴직을 앞두고 이런 물음에 스스로 답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신문사로부터 ‘성기철 기자의 수다’라는 고정칼럼을 얻어낸 덕분이다. 다양한 독서이력과 동서고금 위인들의 발자취, 세 딸을 키우며 얻은 삶의 지혜를 바탕으로 행복의 실체를 찾아 나선 것이다.

칼럼은 장안의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그것을 계기로 필자는 정년 퇴직 후 행복 글쓰기를 계속했다. 『가장 행복한 나이』, 『삶의 나침반이 되어줄 인생명언』, 『거인들의 인생문장』, 『딸아, 너에게 해줄 말 있어』 같은 책이 그 결실이다. 행복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면서 동서고금 행복 탐구자들의 행복론을 일목요연하게 정리, 분석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업은 방대했지만 탐구자들을 몇 갈래로 분류할 수 있었다. 철학자(사상가), 심리학자(정신의학자), 시인 및 소설가, 영적 지도자가 그들이다. 철학자는 저마다 행복론을 하나씩 갖고 있다. 심리학자, 특히 긍정심리학자는 행복 연구가 본업이나 마찬가지다. 시인, 소설가 등 문학가도 행복에 관심이 많은 편이며 목사나 신부, 승려 등 영적 지도자의 가르침도 행복이 주제인 경우가 많다.

수천·수만의 행복 탐구자들 중 자기주장이 뚜렷하거나 울림이 큰 인물을 위주로 150인을 추려봤다. 책 『행복 시크릿 150』의 주인공인 셈이다. 이들의 주장이나 생각을 15개 분야로 다시 분류했다. 첫 번째 ‘지금이 중요하다’에서 마지막 ‘종교와 양심은 두려움을 물리친다’까지다. 이들의 행복론을 간략하게 소개하면서 필자의 생각을 덧붙였다.

책을 쓰다 보니 필자 자신의 행복론도 자연스럽게 정립되는 것을 느낀다. 거창하게 말하면 ‘행복 4단계론’이 그것이다. 비교 안 함-만족-감사-행복을 말한다. 남과 비교하지 않아야 만족할 수 있다. 만족해야 감사한 마음이 생기고,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비로소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어서 따르기 쉬울 것 같지만 결코 쉽지 않다. 주변에 불행한 사람이 여전히 많은 이유 아닐까?

필자는 행복이란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확신한다. 남의 학력이나 외모, 남이 가진 능력, 남의 소득이나 재산을 자기 것과 비교하는 순간 행복의 길은 험난하다. 남이 가진 것과 비교하면 시기 질투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자기 것에 만족할 수가 없다. 만족하지 않으면 감사한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감사는 만족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만족을 바탕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순간 행복은 저절로 따라온다. 소설 『홍당무』를 쓴 쥘 르나르의 아침 기도를 묵상해 본다. “눈이 보인다, 귀가 즐겁다, 몸이 움직인다, 기분도 괜찮다. 고맙다, 인생은 참 아름답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눈과 귀와 몸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기분까지 괜찮기에 더없이 행복하단다.

행복은 멀리 있거나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겠다. 행복은 담장 너머 이웃집 화단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집 안방 화롯가에 있다고 했다. 지금 이 순간, 자기와 함께 있다는 말이다. 매일 가족끼리 즐겁게 마주치는 식탁에 있는지도 모른다. 행복이란 결국 자기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해야겠다.

여러분이 이 책을 손에 넣었다면, 한꺼번에 읽을 생각하지 말고 곁에 두고 틈틈이 하나씩 읽어보기 바란다. 150개 아이템 하나하나는 행복 탐구자 각자의 혼이 담긴 인생론이다. 필자가 덧붙인 분석이나 해설에 얽매이지 말고, 각자 개인이 처한 환경을 감안해 독창적으로 그 의미를 따져보기 바란다. 아마 살이 되고 피가 되는 가르침을 꽤 여럿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끝까지 읽었는데도 명쾌한 행복 비결을 거머쥐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실망하거나 안타까워할 필요는 없다. 행복은 어차피 주관적인 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행복을 제3자인 행복 탐구자에게 모두 내맡길 필요는 없다. 다만 그들의 정제된 생각을 열린 마음으로 음미하며 깨달음을 얻고자 노력할 필요는 있다.

그렇다, 행복은 노력하는 자의 몫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영국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행복론 한 마디를 소개하며 이 글을 마무리 짓는다.

“대개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노력가이다. 게으름뱅이가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보았는가. 노력의 결과로써 얻는 성과 없이는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없다. 수확의 기쁨은 흘린 땀에 정비례한다.”

 

 

 

성기철 작가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석사)
전 <국민일보> 사회부장·정치부장·논설위원·경영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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