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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연극과 드라마투르기
연출가연극과 드라마투르기
  • 김재호
  • 승인 2023.12.05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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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순 지음 | 224쪽 | 푸른사상사

현대연극의 미학을 고찰한 안내서

드라마투르그이자 연극평론가 이인순의 『연출가연극과 드라마투르기』가 푸른사상사에서 출간되었다. 현대드라마와 현대연극의 시작은 같은가 다른가, 즉 현대연극의 ‘현대’가 무엇으로 규정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서 출발한 이 책은 ‘모던(modern)’의 역사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저자는 현대연극의 주요 특징인 연출가연극의 이론적 바탕과 드라마투르기의 기본적 이해를 이 책에서 핵심적으로 고찰했다. 

전통적으로 서구연극은 문학의 우위성 아래 극문학 재현의 부차적인 예술로 존재해왔다. 그러나 20세기 전환기, 현대연극과 연출가연극이 대두한 이후 드라마투르기를 재현에서 재의미화로 변화하며 연극이 문학과 다름을 인지하고 고유성을 찾아간다. 이러한 흐름 속에 다양하고 방대한 현대연극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통관하여 이 책은 현대드라마와 현대연극을 구분하여 설명해서 그 관계를 말하고 현대연극의 다양한 현상과 미학의 핵심을 살폈다.

연극 연구자뿐만 아니라 연극이론에 관심 있는 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저술한 안내서이다. 

먼저 이 책은 ‘모던(modern)’이라는 단어가 언제부터 어떻게 쓰였는지, 그 역사를 추적한다. 자신들의 예술 이념을 ‘모던’이라 일컫던 낭만주의, 사실주의, 자연주의 드라마, 그리고 모더니즘의 ‘모던’의 의미와 내용을 살펴본다. 나아가 유럽 현대연극 다양성의 현상과 미학적 특징을 서술했다. 현대연극의 ‘현대’를 잉태한 19세기 중반 바그너와 니체, 19세기 말의 상징주의 연극, 20세기 초의 양식무대, 축제연극 등을 이 책에서 다룬다. 현대연극은 20세기 후반의 포스트모던과 21세기 동시대연극에서도 여전히 변주되고 그 토대를 이루고 있기에, 오늘날 연극을 향유하기 위해서도 현대연극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연출가연극과 드라마투르기를 짚어본다. 드라마투르기의 개념과 역할, 영역을 살펴보고 재현적 드라마투르기에서 재의미화의 드라마투르기로 넘어간 연출가연극이 추구하는 바는 어떤 미학적 가치를 지니는지 살펴보았다. 아울러 고전 드라마의 공연과 희곡 텍스트를 드라마투르기의 관점에서 다루었다. 독일 연출가 막스 라인하르트와 베르톨트 브레이트를 중심으로 특정 연출가의 관점과 미학이 드라마투르기를 통해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탐색한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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