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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중복규제가 산업 생태계 해친다
플랫폼 중복규제가 산업 생태계 해친다
  • 이주연
  • 승인 2023.12.08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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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다_『초거대 AI 디지털 플랫폼 레볼루션 1·2』 현영근·이주연 지음 | 새빛 | 452쪽

플랫폼 노동자를 상생의 파트너로 인식해야 
교환의 조건 명확히 정립해야 성공적 생태계 형성

플랫폼 기업의 전성시대다.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온 ‘대전환’ 시대의 주역은 일차적으로 플랫폼 기업이 독식하고 있다. 기존 비즈니스에서는 소비자가 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을 만들어 원가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설비를 자동화해 판매한다. 

하지만 디지털 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에서는 상품을 직접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생산자와 소비자를 중개해 줌으로써 그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이 책은 새로운 비즈니스 유형에 대해 고찰을 해보는 책이다. 1권 『플랫폼 비즈니스의 현재와 미래』과 2권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링』을 묶은 시리즈 도서이다. 1권은 플랫폼이란 무엇이고, 그러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에는 어떠한 특징이 있는지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플랫폼에 대해 전반적인 이해를 돕도록 서술됐다. 2권은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어떠한 것을 고민해야 하는지, 그리고 성공적인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어떠한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에 대해서 B2C와 B2B 각각의 측면에서 그 방법론을 제시했다.

필자가 이 두 권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플랫폼 비즈니스가 성공하기 위해서 어떤 것을 고민해야 하는가이다. 크게 세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 번째는 바로 “플랫폼의 가치가 누구에게 가고 있는가?”이다.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은 ‘시장에서의 중재자 역할’에 집중해야 하지만, 시장 지배사업자가 되면서 플레이어보다는 자신의 이익에 집중함으로써 사회적 이슈를 야기하고 플랫폼 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하게 된다. 따라서 플랫폼의 건전한 생태계를 위해서 플랫폼 노동자를 ‘이익의 대상’이 아닌 ‘상생의 파트너‘로 인식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즉, 플랫폼 기업은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만 영구히 존속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플랫폼에서의 상호작용 극대화를 위해 플레이어 간 ‘바터(교환)의 조건’을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 고객이 일반 소비자이든 기업이든 상관없이 상호작용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서로의 조건이 반드시 맞아야 하며, 그래야만 성공적인 생태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은 단기적 매출 확보보다는 장기적 상호작용을 위한 것으로 플랫폼 비즈니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장의 건전성을 위해 국내 플랫폼 정책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 플랫폼 시장은 ICT 융합을 통해 여러 서비스·시장이 연결됨에 따라 그 구조가 복잡해지고, 디지털 대전환과 맞물려 플랫폼의 영향력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규제 정책의 집행이 미시적·거시적 경제에 미칠 영향과 정책의 파급경로 등을 분석하는 정책 연구를 지원·확대해야 한다. 더 나아가 정부 부처 간 규제 중복을 없애기 위한 컨트롤타워 도입도 필요하다. 공정위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전자상거래법 개정안」과 방통위의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보호법」 등은 중복규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부처 간 조정이나 협의 없이 각자 규제에 나서게 되면 중복 규제 가능성으로 인해 플랫폼 시장에 혼란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트렌드와 산업구조는 숨 막힐 정도로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지금 시대의 산업구조에서 살아남으려면 현시대가 요구하는 비즈니스 구조에 맞게 변해야 한다. 많은 기업이 기존 사업영역을 넘어서 플랫폼 비즈니스를 고민하고 있는 이유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 사업을 버리고 무조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으라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 잘해오던 비즈니스를 더욱 잘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비즈니스에 혁신을 이루자는 의미이다.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오직 하나가 있다. 그것은 “세상 모든 것은 반드시 변한다는 것”이다. 

그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보다 먼저 변해야 한다. 그래야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이주연 
아주대 산업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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