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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서유럽의 흑사병
중세 서유럽의 흑사병
  • 김재호
  • 승인 2023.11.21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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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동 지음 | 성균관대학교출판부(SKKUP) | 376쪽

삶의 토대부터 심성의 근원까지
인간의 모든 것을 뒤흔들었던
중세 서유럽의 흑사병 이야기

교회는 신뢰와 권위를 잃어가고
세속의 기득권은 균열되기 시작했다
중세 봉건사회는 그렇게 저물어갔다

인류 역사에 존재했던 여러 팬데믹(세계적 유행병)들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흑사병에 관한 이야기. 특히 그 영향력이 가장 파괴적이었다고 알려진 중세 서유럽의 사례(1347/8~1351년)에 주목했다. 책은 크게 종교·심성적 측면과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흑사병을 분석한 제1부와 의학사적 관점에서 흑사병을 살펴본 제2부로 구성된다.

저자는 역사시대로 접어든 이후 발생한 첫 번째 팬데믹인 ‘유스티니아누스 역병’에 관한 논의를 시작으로, 채찍질 고행과 유대인 학살이 자행되고 인구 급감에 따라 노동시장과 환경이 새로운 전기를 맞는 등 흑사병이 뒤바꿔놓은 세상의 풍경과 인간의 일상을 폭넓게 들여다본다.

중세를 지탱하던 교회 권위의 하강과 세속 기득권의 균열 그리고 반복되던 전쟁과 기근 못지않게, 흑사병의 창궐 또한 중세를 파국으로 몰고 간 사태였음을 직시해볼 수 있다.

아울러 흑사병 발생의 원인과 그 예방법 및 치료법을 둘러싼 중세 의학체계의 반응들을 되짚어봄으로써 역병에 대처하는 중세인들의 인식과 태도의 변화, 그리고 엄연한 시대적 한계까지 환기해내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서른아홉 번째 책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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