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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전체제의 형성‧변동과 평화기획’ 학술회의 열린다
‘한반도 정전체제의 형성‧변동과 평화기획’ 학술회의 열린다
  • 김재호
  • 승인 2023.11.13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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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편찬위원회‧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공동주최로 개최
11월 16일(목) 13:00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 (유튜브 중계)

“우리는 1950-1953년 이곳(한반도)에서 발생하여 세계로 파급될 위험이 있었던 불행의 방지를 위하여 이곳에 왔다. 나는 이곳에서 모든 민족들이 평화와 보다 나은 장래를 염원하고 있다는 생생한 증거를 보았다. 그리고 언어와 신념에 관계없이 함께 평화롭게 또 협력하여 살 수 있으며 사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

1956년 6월 21일 중립국감시위원회 본회의에서 폴란드 위원 오르스키는 위와 같은 요지의 발언을 남겼다. 한국전쟁 정전(停戰) 상황을 감시하기 위해 파견된 중립국감시위원으로서의 활동을 마치면서 남긴 송별사였다.

중립국감시위원회(중감위)는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의 정전 상황을 감시‧감독하기 위해 설치된 기구로, 스위스‧스웨덴‧체코슬로바키아‧폴란드가 위원을 파견했다. 냉전체제 하에서 중감위는 제 기능을 다하기 어려웠고 조직과 기능이 축소되기도 했다. 하지만 중감위는 지금도 여전히 판문점에 머무르며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인 2023년에도 여전히 세계는 전쟁 중이다. 미국과 북한,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의 긴장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 역시 요원하다. 이런 상황에서 70년 전 중립국감시위원의 호소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의미하다. 마찬가지로 정전체제의 역사를 돌아보는 일 역시 매우 중요하다.

국사편찬위원회(위원장 김인걸)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원장 김범수)은 정전 70주년 학술회의 “한반도 정전체제의 형성‧변동과 평화기획”을 공동 개최한다.

학술회의 행사 일시는 11월 16일(목) 오후 1시이며, 장소는 서울글로벌센터빌딩 9층 국제회의장이다. 국사편찬위원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생중계될 예정이므로 누구나 쉽게 참관할 수 있다.

학술회의의 발표자 및 발표 주제 및 요지는 다음과 같다.
 한모니까(서울대) - 1950년대 군사정전위원회의 활동과 정전체제의 형성
 김도민(강원대) - 1953-57년 중립국감독위원회의 활동과 북한의 대응
 이동원(서울대) - 정전협정 이후 남북한의 군비 축소와 평화담론
 한상준(아주대) - 1970년대 초반 북중관계와 한반도 정전체제
 신재준(전주교대) - 1970년대 초 『漢陽(한양)』‧『コリア評論(코리아평론)』의 한반도 정세 인식과 통일론

첫 번째 발표는 정전을 감독하고 정전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설치된 기구인 군사정전위원회를 다룬다. 한모니까는 정전협정문의 해석과 비무장지대의 조성 등 군사정전위원회의 초기 활동을 통해 한국전쟁 이후 정전체제의 형성과정을 살펴본다.

두 번째 발표는 중립국감독위원회를 다룬다. 김도민에 따르면 중립국감독위원회는 1953~57년 조직이 축소되고 일부조항이 무효화되는 등 여러 제약을 겪었다. 그럼에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립국감독위원회와 일부 구성원들의 노력은, 지금 현재에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고 김도민은 지적한다.

이동원의 세 번째 발표는 한국전쟁 이후 군비 축소 움직임을 다룬다. 기존의 연구는 한국전쟁을 전후한 남북한의 군비 경쟁에 주로 주목했다. 하지만 군비를 축소하고자 했던 움직임이 있었다는 사실은 한반도의 평화를 고민하는 오늘날에 분명 유의미하다는 것이 이동원의 지적이다.

네 번째 발표는 1970년대의 북중관계에 관한 것이다. 한상준은 1970년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완화된 데탕트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분단체제는 오히려 강화되었다고 평가한다.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인 관리‧유지가 중국의 전략 목표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 발표는 재일조선인의 관점에서 1970년대를 다룬다. 잡지 『漢陽(한양)』‧『コリア評論(코리아평론)』을 통해 재일조선인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인식을 살펴본 신재준은, 재일조선인에게 통일 문제는 단순한 정치공학적 문제가 아니라 매우 역사적이고 엄중한 과제였다고 주장한다.

김인걸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학술회의가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으로 인한 정전체제의 형성과 변동의 역사적 과정을 1950~70년대를 중심으로 살펴보면서 ‘평화 기획과 평화체제의 구축’을 지향하는 중요한 공론장의 역할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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