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2:50 (토)
아주대 공동 연구팀, 세계 최고 수준의 유기 열전 에너지 변환 기술 개발
아주대 공동 연구팀, 세계 최고 수준의 유기 열전 에너지 변환 기술 개발
  • 배지우
  • 승인 2023.10.19 1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일상 속 버려지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인체의 열로 이동 중 스마트폰 충전
- 유연성·신축성 있는 차세대 웨어러블 전자소재, 고출력 열전 소재로 활용 기대
- 에너지 분야 저명 학술지 ‘Joule’ 10월호 게재
- 아주대·고려대·건국대·경상국립대 공동 융합 연구로 성과, 후속 연구 이어져

국내 연구진이 고분자의 전기 전도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혼합용매 도핑 공정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통해 도핑된 고분자 소재는 웨어러블 전자기기나 자가발전 독립전원 등에 적용되는 차세대 전자 및 에너지 소재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혼합 용매 도핑 공정 기술이 모식도(위)와 해당 기술로 도핑된 공액 고분자 소재의 우수한 전기 전도도 및 열-전 변환 특성을 보여주는 데이터(아래)

19일 아주대학교(총장 최기주)는 김종현 교수(아주대 응용화학생명공학과·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 연구팀이 새로운 고분자 소재와 혼합용매 도핑 공정을 이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고성능 열전에너지 변환 소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은 ‘공액 고분자의 전기 전도도와 열전 변환 성능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도핑 효율 최적화 공정(Enhancing dopant diffusion for ultrahigh electrical conductivity and efficient thermoelectric conversion in conjugated polymers)’이라는 제목으로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줄(Joule)> 10월 18일 자에 게재됐다. <줄(Joule, IF:39.8, JCR 상위 0.9%)>은 생명과학 분야 저명 학술지 <셀(Cell)>을 펴내는 미국 셀 출판사(Cell press)의 저널이다. 

이번 연구에는 곽상규 고려대 교수(화공생명공학과), 김봉기 건국대 교수(화학공학부), 최현호 경상국립대 교수(나노·신소재공학부 고분자공학전공) 연구팀이 함께 참여했다. 아주대 윤상은 학생(분자과학기술학과 석박사 통합과정), 건국대 강영권 박사(화학공학부), 경상국립대 임재민 학생(나노신소재융합공학과 박사과정), 울산과학기술원 이지윤 박사(에너지화학공학과)는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아주대 연구팀에서는 도핑 공정 개발을 맡아 진행했고 건국대, 경상국립대, 고려대 연구팀에서는 각각 ▲소재 합성 ▲전기적 분석 ▲시뮬레이션 연구를 담당했다. 아주대 서형탁 교수(첨단신소재공학과), 서울대 강기훈 교수(재료공학부), 한국외대 김태경 교수(전자물리학과) 연구팀도 함께 참여했다. 

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태양전지는 오랜 시간의 연구로 상용화되어 있다. 최근에는  더 나아가 일상 속 버려지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스마트폰과 사물 인터넷 등에 활용하는 열-전 에너지 변환 기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례로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활용하기 위해, 입고 다니는 옷에 도핑된 소재를 접목하면 별다른 장치 없이도 이동 중에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기기의 충전이 가능하다. 인체나 옷에 붙여서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웨어러블 기기에도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기존에 활용되고 있는 무기물 열-전 에너지 변환 소재의 경우 에너지 변환 효율은 높지만, 소재의 독성과 딱딱한 물성 그리고 공정의 복잡성 등으로 인해 응용 분야가 제한적이라는 한계를 보여왔다. 이에 고분자를 비롯한 유기물을 이용한 유기 열전 소재와 소자 개발을 위해 많은 연구자들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킬 수 있는 ‘열-전 에너지 변환 소재’로써 공액 고분자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공액 고분자는 전기가 흐를 수 있는 고분자 소재로, 기존의 무기물 반도체 및 금속 전극 등을 대체할 차세대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성질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용액공정이 가능해 공정 비용의 절감이 가능하고, 높은 유연성과 신축성을 가지고 있어서다. 그러나 낮은 전기 전도도와 에너지 변환 효율 문제, 취약한 안전성 등의 문제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공액 고분자를 활용하여 열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기 위해서는 분자 도핑을 이용해 고분자의 전기 전도도를 높여야 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전기 전도도의 증가는 열전 변환 성능의 주요 지표인 제벡계수를 떨어뜨리게 된다. 반대로 전기 전도도를 상대적으로 낮추면, 열-전 변환 출력 성능의 지표인 파워 팩터가 감소하게 된다. 이처럼 상충되는 물성에 의한 생산출력의 제한 그리고 대기 불안정성 등의 문제가 유기 열전 소자의 고성능화를 어렵게 하는 요소다. 

이에 공동 연구팀은 고분자 소재 및 도핑 공정을 동시에 개발하는 데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여러 한계를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했다. 초고성능 유기 열전 소자의 개발을 위해 공정 개발과 소재 합성, 분석과 시뮬레이션 분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어 4년여 연구에 몰두해 온 것. 기존의 열전 변환 성능 향상과 관련한 연구들은 소재와 도핑 공정을 각각 독립적으로 연구해 왔다. 

분자 도핑은 도판트
 분자가 고분자 박막 내부로 침투하면서 이뤄지는데, 공동 연구팀은 도판트가 효과적으로 침투할 수 있는 공액 고분자를 설계 및 합성했다. 연구팀은 침투된 도판트를 공액 고분자 주사슬 근처로 유도, 사슬의 결정성을 증진 시킬 수 있는 새로운 혼합용매 도핑 공정 역시 개발했다. 

공동 연구팀은 새로운 도핑 기술을 고분자에 적용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 전도도(>2100 S/cm)와 열-전 변환 파워팩터(>260 uW/mK2)를 동시에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의 단독 용매 기반 도핑 공정으로 처리된 고분자의 전기 전도도와 파워팩터 대비 각각 4배, 5배 증가한 수치다. 또 해당 기술로 도핑된 고분자는 1000시간 이상의 획기적인 대기 안정성을 보여, 내구성 또한 우수하다.

연구팀은 또한 이번에 발견한 혼합 용매 도핑 공정을 이미 개발되었거나 상용화된 p형과 n형 공액 고분자들에 적용, 전기 전도도와 열-전 변환 성능이 획기적으로 향상됨을 확인했다. 더불어 새로운 공정이 이미 상용화된 p형과 n형 도판트에서도 모두 작동함을 확인했다.

김종현 아주대 교수는 “우리 몸의 체온과 공장의 여러 공정 및 자동차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 등 열-전 변환 소자가 활용할 수 있는 열원의 범위는 매우 다양하다”며 “이러한 열원을 활용하면 크고 작은 전기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번에 개발한 혼합 용매 도핑 공정은 방법이 매우 간단하면서도 고분자의 전기 전도도와 열전 에너지 변환 출력, 안정성 등을 동시에 최적화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이라며 “이미 상용화된 다양한 p형 및 n형 고분자들과 도판트들에 대해서도 범용성을 가짐을 검증했기에, 웨어러블 기기의 전극 소재 등 고출력 유기 열전 소자의 개발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