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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332] 연골어류 가오리의 어린 새끼 ‘간자미’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332] 연골어류 가오리의 어린 새끼 ‘간자미’
  • 권오길
  • 승인 2023.10.1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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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자미
노랑가오리(사진)는 전라도 사투리로 '간재미'라 부른다. 사진=국립수산과학원

KBS의 인기 프로인 ‘한국인의 밥상’(충청남도 보령시 녹도 편)에서, 간자미 이야기를 즐겁게 보았다. 연골어류인 가오리(ray)의 어린 새끼를 ‘간자미(young ray)’라 부르며, 노랑가오리를 전라도 사투리로는 ‘간재미’라 부른다고 한다.

흔히 어른 고기와 새끼 고기의 이름을 다르게 부르니, ‘풀치’는 ‘갈치 새끼’를 이른다. 가오리는 전 세계에 350여 종이 분포하며, 대부분이 바다 밑바닥에서 생활하기에 가오리를 잡으려면 바다 바닥을 쓸어 담는 저인망을 사용한다. 그러나 매가오리나 쥐가오리 등의 일부 종은 헤엄치며 생활한다.

우리나라 가오리는 ‘노랑가오리(Dasyatis akajei)’를 쳐준다. 노랑가오리(red sting ray/red skate) 입은 몸 밑에 있으며, 넓적하고 튼튼한 이빨이 있는데, 그것으로 보통 고둥, 조개, 굴, 갑각류 등 저서동물들을 잡아먹고 산다. 몸 뼈는 질기고 탄력 있는 연골(軟骨, cartilage)이며, 아가미로 통하는 아가미구멍(gill slit)이 가슴지느러미 아래에 있고, 몸은 대개 접시 모양으로 납작하며, 날개 같은 커다란 가슴지느러미가 있다.

다른 물고기와는 달리 암수가 체내수정하며, 암컷 몸 안에서 알이 수정되어 새끼를 낳는 난태생(卵胎生, ovoviviparous)을 한다. 그리고 연골어류는 아가미뚜껑이 없고, 부레가 없다. 그래서 연골어류에 속하는 상어는 가라앉지 않기 위해 계속 헤엄을 쳐야 한다.

가오리는 홍어목 가오릿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를 통틀어 이르며, 한자어로는 가불어(加不魚)·가올어(加兀魚)·가화어(加火魚) 등으로 표기하였다. 가오리는 아가미구멍이 5쌍이 있고, 아래 배 쪽에 넓게 열리며, 가오리는 전체가 마름모꼴로 편평하다. 눈은 등 쪽에 있으며, 눈 뒤에는 분수공(噴水孔, spiracle, 숨을 쉴 때 물을 들이마시는 기관)이 있고, 비늘은 퇴화하여 전체적으로 매끄럽다. 노랑가오리는 등지느러미가 퇴화하여 독샘(독선, 毒腺)이 있는 ‘꼬리 가시’로 변형되었다.

가오리 생식선(난소와 정소)은 좌우 한 쌍이 있으며, 난소는 종종 한쪽이 퇴화 축소된다. 자웅이체로 수컷의 배지느러미 안쪽에 막대 모양의 교미기(交尾器, 음경)가 있어서 체내수정을 한다. 가오리 주요 포획 시기가 하필 교미 시기와 맞아떨어지는지라, 교미하다가 잡혀서 2마리가 동시에 낚이는 경우가 많다. 알을 낳는 대신 체내에서 부화시킨 뒤, 새끼를 낳는 난태생하는 종이 많다. 난태생인 겨우 산란 수는 어느 종류도 많지 않아 몇 개에 그치며, 알은 매우 큰 편이다.

그리고 난생하는 알은 각질의 껍질로 싸이고, 난태생은 수란관의 뒷부분이 자궁으로 변하여 부화할 때까지 알을 보호한다. 홍어와 함께 체내에 요소(尿素)를 많이 함유하므로, 죽은 후 단시간 내에 요소가 분해되어 암모니아로 되므로 악취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홍어와는 달리 삭혀 먹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그것은 요소가 적어 홍어만큼 강한 맛이 나오지 않기에 그렇다. 

홍어와 가오리는 닮았으면서도 좀 다르다. 홍어(skate)도 연골어류 홍어목 가오릿과의 바닷물고기로, 몸은 수평으로 납작하고, 마름모꼴로 폭이 넓으며, 머리는 작고, 주둥이는 짧으나 돌출되어 있고, 주로 우리나라 서·남해, 일본 중부 이남 해역 등에 분포한다.

또 가오리(ray)는 주둥이가 둥글고 약간 모가 났으며, 동해안에 주로 살며, 영양적인 분석의 결과에 의하면 별 차이가 없다. 서양권에서는 가자미를 간단히 굽거나 튀기거나 쪄서, 소스를 곁들여서 먹는 단순한 조리법이 주를 이루었지만, 동양에서는 가오리의 살을 이용하여 회, 무침, 지짐, 볶음, 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하여 먹었다.

그리고 참홍어는 우리나라에서는 ‘홍탁’, ‘홍어삼합’으로 유명한 고급 가오리류이다. 삭힌 홍어회, 삶은 돼지고기, 잘 익은 배추김치 이 세 가지의 음식이 서로 맛이 잘 어울리고 궁합이 잘 맞아 ‘홍어삼합’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잘 익은 막걸리로 입가심하면 홍어의 톡 쏘는 맛을 중화시켜 기분이 좋아지고, 홍어의 찬 성질과 막걸리의 뜨거운 성질이 잘 조화되어 ‘홍탁(홍어와 탁주)’이라고 한다.

그리고 ‘가오리 흥정’이란 흥정을 잘못하여 오히려 값을 올린 흥정을 말하며, ‘가오리연(-鳶)’은 가오리 모양으로 만들어, 꼬리를 길게 달아 띄우는 연의 한 가지로 ‘꼬빡연’이라 한다. 그리고 미국 MLB의 야구팀 탬파베이 레이스(Tampa Bay Rays)가 가오리를 팀의 상징으로 쓰고 있다. 본래 ‘탬파베이 데빌레이스(devil rays)’라 하여 구단이 위치한 플로리다 탬파 만에서 잘 잡히는 큰 가오리를 팀의 상징으로 삼았으나 이후 광선, 빛살을 뜻하는 레이스로 팀명을 변경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가오리 또한 팀의 상징이라, 레이스의 홈구장에서는 가오리를 거대 수조에 넣어 키우고 있으며, 관객들이 자유롭게 만져볼 수도 있는 레이스의 명물이다.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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