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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영국 내셔널갤러리 엄선된 52점의 작품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영국 내셔널갤러리 엄선된 52점의 작품
  • 김재호
  • 승인 2023.09.2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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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국립중앙박물관 지음 | 이엔에이파트너스 | 248쪽

“모든 미술품은 교양 있는 인류 전체의 것이다.
미술품 소유는 그것을 보존하려는 사려 깊은 의무와 결합되어 있다.”
_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이 책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영국 내셔널갤러리(내셔널갤러리 런던)와 함께 2023년 6월 2일부터 10월 9일까지 개최하는 특별전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의 도록이다. 도판 해설은 영국 내셔널갤러리에서 제공한 것을 바탕으로 독자의 이해를 위해 일부 내용을 수정·보완했다.

내셔널갤러리의 태동

영국 내셔널갤러리는 1824년 왕실도 귀족도 아닌 영국 국민 모두를 위한 미술관(Gallery for All)을 주창하며 문을 열었다. 사실 내셔널갤러리는 영국 국회가 은행가이자 수집가인 존 줄리어스 앵거스테인의 소장품 38점을 구입하면서 팔 몰 100번지에 있던 그의 집을 빌려 다른 유럽 국가의 국립미술관에 비해 늦고 초라하게 시작했다. 이는 유럽 국가들의 주요 공공미술관은 거의 왕실 소장품을 국유화하거나 기증받아 기존 왕궁에 전시한 반면, 영국은 왕과 귀족이 여전히 권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소장품을 강제로 공공화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운영에 있어서는 국민을 위한 미술관으로서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내셔널갤러리는 1838년에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있는 오늘날의 미술관 건물로 이사했다. 당시 트라팔가 광장은 부자들은 마차를 타고 런던 서쪽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동쪽에서 걸어서 올 수 있는 곳에 위치해서 모든 계층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었다. 모든 계층이 올 수 있는 위치, 어린이를 포함한 모든 연령층의 입장 허가, 입장료 무료 등은 미술관을 특권층만을 위한 것이 아닌 모두를 위한 공간이 되게 했다. 또한 미술관의 교육적 기능을 중시하여, 학생들이 작품을 모사할 수 있게 했다.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에 대하여

대한민국과 영국의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명화전은 한국에서 선보이는 내셔널갤러리의 첫 번째 전시이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와 유럽 바로크 시대의 명화부터, 영국의 주요 회화 작품들과 모네의 〈붓꽃〉으로 정점을 찍은 20세기 초 후기 인상주의에 이르기까지, 이번 전시를 위해 엄선된 52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내셔널갤러리를 거니는 것은 13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서유럽 회화의 역사를 유람하는 것과 같아서, 전시와 도록만으로도 그 길의 일부를 산책하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내셔널갤러리는 뛰어난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플랑드르, 프랑스 회화 컬렉션을 자랑하며, 이번 전시에도 벨리니, 보티첼리, 라파엘로, 티치아노, 틴토레토, 카라바조, 푸생, 반 다이크, 렘브란트, 벨라스케스, 카날레토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또한 터너와 컨스터블의 작품과 세잔, 르누아르, 반 고흐의 명화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은 내셔널갤러리의 컬렉션과 역사를 아시아 관객들과 나눌 수 있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특별전과 전시 도록

이번 전시에서는 유럽의 거장들이 15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그린 명화를 만날 수 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신에 대한 관심은 서서히 줄어들고, 사람에 대한 관심은 커져간다. 무엇보다도 그림은 권력을 가진 이들을 위한 수단에서 평범한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예술로 변해 간다. 이는 그림에 나타난 변화이기 이전에 그림이 그려진 시대를 반영한 것이다. 오늘날 예술을 만나는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 우리는 자유롭게 예술을 창작하고, 감상하고, 평가한다. 오랜 시간 예술은 사람을 향해왔다. 특별한 존재를 위한 수단에서 모두를 위한 예술로 변화하는 과정의 끝에 우리도 함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이 우리 곁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떠올리며, 즐길 수 있길 바란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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