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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역사
여성의 역사
  • 김재호
  • 승인 2023.09.19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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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페로 지음 | 배영란 옮김 | 글항아리 | 296쪽

 

여성들에게도 역사가 있는가? 어떤 이는 새삼스러운 질문이라며 당연히 ‘그렇다’고 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성의 이야기가 언제나 역사로서 존재했던 것은 아니며, 여성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여성에 ‘대한 담론’은 과할 정도로 많았지만, 여성‘의 역사’는 자발적인 침묵과 타의적인 (주로 남성에 의한) 은폐로 인해 흐릿한 그늘에 가려 있었다.

저명한 역사학자이자 여성사의 ‘대모’라 불리는 저자는 옛 행정 및 재판 기록, 여성들의 사적 기록과 공적 출판물 등 수많은 자료를 찾아내 여성의 존재를 비로소 볕으로 끌어낸다. 여성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여성‘의’ 이야기, 그 생생한 목소리를 침묵의 저편으로부터 구해낸 것이다.

이 책은 문인, 음악가, 배우, 연구자, 기자, 여성운동가 등 각자의 삶에서 조금이라도 선명한 족적을 남기려 발버둥 쳤던 여자들의 이야기를 모아 만든 모자이크다. 여자들의 개인사는 역사가 되지 못하는 이야기 조각일 뿐이지만, 저자는 그 조각들을 가지고 ‘여성사’라는 더 큰 무대를 그려낸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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