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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단단한 질적 연구를 위한 안내서
더 단단한 질적 연구를 위한 안내서
  • 김재호
  • 승인 2023.09.12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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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루이스 스몰·제시카 매크로리 칼라코 지음 | 이지원·정택진 옮김 | 컬처룩 | 312쪽

질적 연구를 ‘하고’ 싶거나, 질적 연구를 ‘읽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더 나은 연구를 위한 방법론적 실천의 출발점

불평등, 주거, 공공의료, 차별, 이주, 교육 등 많은 사회문제의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계 자료뿐만 아니라 인터뷰나 참여 관찰을 통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풍경을 담아낸 지식 꼭 필요하다.

하지만 현장에서 인터뷰나 관찰을 통해 생산된 일련의 질적 발견이 과학적으로 신뢰할 만한지를 어떠한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잘된 연구, 단단한 질적 연구를 알아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더 단단한 질적 연구를 위한 안내서]는 이러한 질문에 명쾌한 답변을 내놓는다. 이 책은 현재 미국 사회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질적 연구자이자 방법론 연구자인 마리오 루이스 스몰과 제시카 매크로리 칼라코가 그동안의 연구 경험을 토대로 쓴 것이다.

이들은 단단한 질적 연구의 구성 요소로 접촉, 인지적 공감, 다원성, 구체성, 추적, 자기 인식 등을 꼽는다. 단단한 질적 연구란 연구자가 장기간 연구 대상과 접촉해 그 사람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현상의 다양성을 쉽게 단순화하지 않으며, 현실 속 사물, 인물, 사건 등을 언급하고, 예상치 못한 발견을 무시하지 않고 추적해 조사하며, 연구자 자신의 존재가 생산되는 자료에 주는 영향을 의식하려고 노력하는 연구다.

저자들은 이러한 기준으로 연구 사례를 비교하여 잘 수집되지 못한 질적 자료와 잘 수집된 자료가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다른지 제시하며, 단단하지 못한 연구가 어떻게 단단한 연구로 변모할 수 있는지 그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이 책은 양질의 질적 연구에 대한 명시적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질적 연구자는 물론 질적 연구를 읽는 독자의 질적 리터러시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회문제와 공공 정책에 관해 발간되는 수많은 대중서, 연구서, 보고서 등에서는 통계 외에도 일대일 인터뷰, 포커스 그룹 인터뷰, 참여 관찰 등의 질적 연구 방법이 쓰이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렇듯 업무와 일상에서 질적 연구를 접하는 이들에게 질적 연구를 읽고 이해하고 평가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이 책은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 준다. 나아가 이 책이 반복적으로 제시하는 질적 자료 수집 실패 사례와 이에 대한 첨삭식 조언은 연구자의 질적 자료 수집 능력을 향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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