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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330] 온난화로 동해까지 올라온 파란선문어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330] 온난화로 동해까지 올라온 파란선문어
  • 권오길
  • 승인 2023.09.07 0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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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선문어
파란선문어(blue-lined octopus)는 강한 독성을 지닌 파란고리문어(blue-ringed octopuses) 속에 속한 4종 중의 한 종이다. 사진=위키미디어

다음은 2023년 4월 25일에, 중앙일보 강찬수 환경 전문 기자가 “호주서 동해까지 왔다…청산가리 10배 독성, 무서운 ‘파란선문어’”란 제목으로 쓴 기사다. 

강한 독을 지닌 파란선문어가 국내에서, 2012년 이후 30차례 이상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온난화로 서식 범위가 동해안으로 확장하고 있어 해변을 찾는 시민들의 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독소(Toxins)』에 발표한 논문에서 파란고리문어(Hapalochlaena) 속(屬)에 속하는 파란선문어(Hapalochlaena fasciata)가 지난 2012년 제주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2021년까지 국내에서 총 26차례 보고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파란선문어 발견 사례를 종합 정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도별로는 2018년 1회, 2019년 5회, 2020년 4회, 2021년 8회 등 최근 들어 더 많이 보고되고 있다. 본지의 확인 결과, 논문 제출 이후인 지난해에도 파란선문어가 제주도 연안에서만 최소 4차례 이상 잡힌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 …)
파란선문어는 몸집이 비교적 작고 등과 팔에 무지갯빛의 파란색 표시가 있고, 매우 강한 신경 독소인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 TTX)을 지니고 있다. 테트로도톡신은 청산가리의 10배에 해당하는 강한 독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남해안에서도 전남 여수부터 부산 기장까지 넓은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고, 최근에는 동해 울산 연안에서도 자주 관찰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파란선문어(Hapalochlaena fasciata)는 문어과의 연체동물로, 호주 퀸즐랜드주 남부와 뉴사우스웨일스주 남부의 조간대 바위 해안과 연안 해역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된다. 다시 말해서, 일반적으로 일본에서 호주에 걸쳐 서태평양 열대 지역, 아열대 지역에 분포하고, 얕은 바다의 암초, 산호초에 서식한다. 파란선문어(blue-lined octopus)는 강한 독성을 지닌 파란고리문어(blue-ringed octopuses) 속에 속한 4종 중의 한 종이다.

몸집은 상대적으로 작아서, 성체의 몸길이는 4.5~5.5cm인데, 작은 문어지만 침샘 등에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 TTX)'으로 불리는 독을 함유하고 있을뿐더러 그 독성은 청산가리(KCN)의 10배에 해당하므로 맨손으로 만지면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신체 부위 중에서는 침샘에서 가장 독소 농도가 높았는데, 평균 22.4㎍/g이 검출됐다. 침샘에서 높은 농도로 독소가 검출된 것은 아마도 먹이를 마비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본 문어는 주로 조간대의 바위틈, 산호초, 조수웅덩이(tide pool)에 서식하고, 산호초 틈새나 빈 고둥에 들어가기도 한다. 파란선문어는 주행성으로 먹이를 다리로 잡아서 부리로 깨문다. 또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파란선문어는 실제로 2015년 국내에서도 물림 사고가 발생했는데,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물린 손가락이 부어오르고 통증과 마비 증상을 보였다. 물린 뒤 며칠 동안 어지럼증도 나타났다고 한다. 또 침에는 신경독(neurotoxin)인 테트로톡신(tetrodotoxin)이 들어있는데, 물리면 처음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으나 이후 두통·복통·호흡곤란과 함께 입술과 혀에서 마비 증세 나타난다. 심한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25g의 문어에서 뽑은 독으로 75kg의 사람을 죽일 수 있다.

파란선문어도 다른 문어처럼 몸 색깔을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으며, 주변의 바위와 해초로 위장하지만, 자극을 받으면 파란색 선 무늬가 밝은 노란색으로 변한다. 즉, 위험이 닥치거나, 흥분하면, 선명한 파란색 고리 문양의 경고색을 발함으로써 독이 있는 생물임을 알리고 위협한다. 다른 문어처럼 육식성으로 게와 새우, 어류를 먹이로 하고, 또한 실험실에서 동족끼리도 서로 잡아먹는 것이 관찰되었다.

수컷과 암컷이 만나면 수컷은 암컷의 외투막을 잡고 저정낭(貯精囊)을 전달하는 교접 팔을 외투막 속 위강(胃腔)에 여러 번 삽입한다. 암컷은 50~100여 개를 산란하고, 30일간 알을 팔에 품어 보호하며, 부화할 때까지 지킨 다음에 시나브로 죽는다. 이 기간 암컷은 먹이를 먹지 않고, 알이 부화하면 암컷은 체력을 탕진하여 수명을 끝낸다. 그러나 유생은 다음 해에 짝짓기할 수 있게 된다.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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