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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식인들의 고민 엿보기
일본 지식인들의 고민 엿보기
  • 신정민 기자
  • 승인 2006.09.23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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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21세기 천황제와 일본』 박진우 편저 | 논형 | 326쪽 | 2006

광복60주년 기념으로 국내 모 방송국에서 기획한 다큐멘터리 자문에 나선 일본근현대사 전공자가 야스마루 요시오, 고모리 요이치, 윤건차 등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 9명과 인터뷰한 결과를 정리해 책으로 묶어냈다.

일본 사회의 우경화와 내셔널리즘의 핵심인 천황제를 통해 일본사회를 파악하고자 한다. 이에 대한 일본 지식인들의 내면을 집중적으로 엿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저자는 먼저 1장에서 일본 천황제의 대한 예비지식을 제공한다. 천황의 계보부터 시작해 천황제 때문에 신격화되는 사회 구조, 상징천황제가 안고 있는 문제 등을 총체적으로 서술했다. 숙부를 죽이고 숙모를 아내삼다 조카에게 살해당한 20대 천황, 형제들을 죽이고 등극했지만, 아들이 없어 먼 혈족이 승계한 경우인 22대 천황을 언급하며 역대 천황이 결코 순수 혈통일 리는 없다는 걸 환기시켜주기도 한다.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2장 인터뷰에서 등장하는 9인의 학자들은 대부분 천황제에 회의적이고 이에 기댄 일본사회에 비판적이다. 천황제는 갈수록 일본국민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지만(우에노 치즈오), 내셔널리즘의 강화를 위해 야스쿠니, 히노마루·기미가요를 재활용하는 모습(다카하시 데쓰야), ‘새역모’와 보수파의 결합이 낳은 헌법개정 논란(나카무리 마사노리) 등 현 상황에 대한 우려가 주류를 이룬다. 인터뷰와 관련 사진이 풍부하게 어우러져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신정민 기자 jm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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