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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329] 뿌리가 땅이 있어도 단번에 느껴지는 향기, 더덕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329] 뿌리가 땅이 있어도 단번에 느껴지는 향기, 더덕
  • 권오길
  • 승인 2023.08.29 0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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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덕
울릉도가 국내에서 자연산 더덕이 많은 지역으로 유명하고, 지리적 표시제에 따라 횡성군 더덕이 등록되었다. 사진=위키미디어

지난 4월 21일 자 <문화일보>에, “‘산삼인 줄‘…100년 묵은 초대형 더덕 고사리 따다 발견, 무게만 1.78kg 달해”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났다. 

경남 하동에서 100년 이상 묵은 것으로 추정되는 더덕이 발견됐다. 21일 한국전통심마니협회에 따르면 60대 A 씨는 지난 19일 하동 지리산 자락에 있는 한 야산에서 고사리를 따던 중 해당 더덕을 발견했다. 이 더덕은 무게만 1.78㎏에 달하는 초대형으로 100년 이상 묵은 것으로 판별됐다. 오래된 더덕은 100년 된 산삼과 견줄 만큼 효능이 뛰어나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몸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덕은 항산화 작용과 항염증에 탁월하고 기침이나 천식 기관지염 같은 호흡기질환에도 도움이 된다. 간 해독 작용은 물론 많은 양의 사포닌을 함유해 면역력 강화에도 뛰어나다. 한국전통심마니협회 정형범 회장은 “이 정도 크기의 더덕은 몇 년에 한 번씩 발견될 정도로 희귀하다”라며 “이 더덕은 국내 자연산의 특징인 짙은 황색을 띠고 있다”라고 말했다.

더덕(Codonopsis lanceolata)은 우리나라 각처의 숲속에서 자라는 초롱꽃과에 속한 다년생 덩굴식물이고, 햇볕이 많이 들어오지 않으며 부엽토가 많고 습도가 높은 곳에 잘 자란다. 줄기 길이는 2~5m이고, 잎은 짧은 가지 끝에서 4장이 서로 뭉쳐 있으며, 긴 타원형으로 길이는 3~10㎝, 폭은 1.5~4㎝이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표면은 녹색이지만 뒷면은 하얀빛을 띤다.

8~10월이면 자주색의 넓적한 종 모양의 작은 자주색 꽃이 피는데, 모양은 방울 같고, 피면 다섯 갈래로 찢어진다. 꽃은 겉은 연한 녹색이고, 안쪽에는 자갈색 점이 있으며, 아래를 향해 피어 있다. 열매는 10~11월경에 익고, 씨앗은 자잘하다. 더덕 뿌리는 도라지나 인삼처럼 굵으며, 덩굴이나 잎을 자르면 흰 유액(乳液)이 나온다. 뿌리는 식용, 약용한다.

10월에 결실된 종자를 바로 뿌리거나 이듬해 봄에 화단에 뿌린다. 종자발아는 다소 늦은 편이지만 발아율은 높다. 가을에 뿌린 종자는 이른 봄에 많은 개체가 올라와 옮겨 심을 수 있을 정도로 자란다. 가지가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고, 반그늘인 화단에 심는 것이 좋다. 양지에 심으면 뿌리 맛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잎이 타기 때문이다.

대부분 산에 자생하며, 뿌리가 도라지나 인삼의 뿌리와 비슷하며, 주로 먹는 부분이 바로 뿌리이다. 더덕 뿌리는 독특한 향과 쌉싸름한 맛이 있으며, 사포닌이 많아 효능도 인삼과 비슷하다. 더덕은 잎이 4장이고 산삼은 잎이 5장이다. 10년 이상 자연에서 자란 더덕은 뿌리 속이 비어 물이 차고, 인삼보다 그 효능과 가치가 높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오래된 ‘대물’ 더덕 중에는 뿌리 속이 빈 ‘물찬 더덕’이 있다. 심마니협회는 정형범 회장은 "더덕은 수많은 세월이 흘러도 자연적으로 물이 차는 경우는 100만분의 1의 확률에 불과하다."라며 "자연 현상에 의해 생기는 진액으로 폐와 위를 보호하고 기침을 많이 하는 환자에게 효능이 높다."라고 말한다. 

더덕의 사포닌은 과다한 콜레스테롤과 지방을 흡착, 배설하고, 게다가 더덕에는 폐 기능을 강화하는 성분이나 호흡기질환을 완화하는 성분도 있기에 감기에도 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식물 뿌리는 열매나 꽃 등에 비해서 향이 많이 나지 않는 편인데, 더덕은 반대로 뿌리 부분의 향이 훨씬 많다. 산에서 뿌리가 땅에 묻혔음에도 불구하고 근처에 가면 향 때문에 가까이에 더덕이 있다고 대번에 알 수 있을 정도이다. 더덕은 생산량이 모자라서 최근에는 재배한 더덕도 같이 유통하는데, 물론 그 맛의 깊이와 특유의 향은 재배한 것이 자연산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먹을만하다.

더덕을 얇게 저며 칼 등으로 차근차근 두둘겨서 찬물에 담가 우려낸 다음, 꼭 짜서 참기름으로 무치고 양념장을 골고루 발라가면서 석쇠에 구워낸 더덕구이는 일미다.

울릉도가 국내에서 자연산 더덕이 많은 지역으로 유명하고, 지리적 표시제에 따라 횡성군 더덕이 등록되었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가 원산지이고, 여린 싹을 달팽이나 민달팽이가 뜯어 먹는다. 모래땅에서 잘 자라고 황토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다. 더덕은 예전부터 식용된 식물로, 더덕은 어린잎을 삶아서 나물로 만들어 먹거나 쌈으로 먹기도 하며, 뿌리는 고추장장아찌·생채·자반·구이·김치·샐러드를 해 먹고, 정과·술 등도 만든다. 특히 더덕을 얇게 저며 칼 등으로 자근자근 두들겨서 찬물에 담가 우려낸 다음, 꼭 짜서 참기름으로 무치고 양념장을 골고루 발라가면서 석쇠에 구워낸 더덕구이는 일미이다.

그리고 더덕은 위·허파·비장·신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거담·강장·고혈압·부인병·해소·해열·풍열·혈변에 효과가 있다.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음부가 가려울 때나 종기가 심할 때, 독충에 물렸을 때 가루를 내어 바르면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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