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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즈서 창의적 인재양성 방안 안 보여”
“라이즈서 창의적 인재양성 방안 안 보여”
  • 강일구
  • 승인 2023.08.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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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개발원 제193차 교육정책포럼
한국교육개발원은 지난 17일 '지방자치단체와 함께하는 지역-대학의 지속가능발전 전략 탐색'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사진=한국교육개발원

“갑자기 지자체가 교육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면 그 배는 어디로 갈까? 시행착오가 눈에 보이는데 이를 감내하며 기다릴 만한 시간이 있을까?” 교육부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이하 라이즈) 확산을 위한 준비를 하는 가운데 기대와 우려 섞인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대학을 지원해 혁신을 유도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지자체의 역량 부족과 대학의 자율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지난 17일 ‘지방자치단체와 함께하는 지역-대학의 지속가능발전 전략 탐색’이라는 주제로 창립기념 제193차 교육정책포럼을 열었다.

고석규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 원장은 현재의 라이즈 체계에서는 대학교육이 지역이나 국가의 전략산업 인재양성만으로 기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학교육은 기능교육만이 아니라 앞으로 변화할 산업에 적응할 창의적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데, 교육부가 라이즈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이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지자체를 통한 대학지원이라는 라이즈의 기본적인 방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전했다. 교육부가 대학을 통제하는 수단이 재정인데 그 재정을 지자체가 갖는다면 똑같이 대학이 통제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지역 주도의 대학지원 사업을 관리하고 선정·평가 등을 전담하는 라이즈센터의 역할에 대해서도 제기능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라이즈센터는 지자체가 출연한 기관이기에 통제권도 지자체에게 있다며 “지자체 안에서도 인재양성을 둘러싸고 다양한 충돌이 있을 수 있다”라고 원장이 소속된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은 현재 전남지역 라이즈센터로 지정된 곳이다. 

김승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라이즈센터가 단순 관리역할만 수행하는 최하위 조직으로 머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라이즈가 기획관리 전문성과 협력의 전문성이 분리되지 않은 체계”라며 “중앙정부 정책 검토, 지역의 현황 분석과 이슈발굴, 주요 협력 활동에 대한 심층 분석 같은 기획관리에는 현재 라이즈센터는 인적·물적 역량이 확보되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한광식 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산학교육혁신연구원 원장은 라이즈 체제안에서 전문대의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인구감소지역은 107곳이며 대부분 농어촌지역이기에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은 없고 광역지자체가 나서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선도산업과 지역전략산업은 일반대를 중심으로 해 사업을 전개하되 기초단위의 지역특화산업(향토산업)은 전문대(소규모대학) 중심으로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정초시 충북 정책수석보좌관은 라이즈의 성공을 위해서 라이즈가 일률적이고 선형적인 운영에서 라이즈가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이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르기에 교육과정과 교육 대상 및 영역 등을 지자체와 지역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지자체와 대학이 진정한 협력을 이루기 위해선 대학이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역할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승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지자체와 대학의 관계가 상향식(Botton-up)이어서는 지역 산업발전 전략을 실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하향식(Top-down) 방식이어야 한다고 했다. 하향식으로 협력하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지역 산업 내 신산업 육성 이슈를 발굴하고 대학은 해당 협력 활동을 위해 커리큘럼 구성과 지역 내 대학 간 협력과 인적 물적 인프라를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지자체가 찾아야 할 신산업 이슈는 모빌리티나 바이오 등과 같은 거대 산업 단위가 아닌 지역 내 생산과 연구 기반에 근거한 세부 핵심 프로젝트여야 한다고 했다. 
 
강일구 기자 onenin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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