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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레시피
칼럼 레시피
  • 김재호
  • 승인 2023.08.22 0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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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우 지음 | 한겨레출판 | 312쪽

“유려하고 쉬운 문체와 좋은 사례, 관점이 매력적으로 발효된 글쓰기 책의 모범이다.”
_정희진(《정희진의 공부》 편집장)

논리로 맛을 내고 감성으로 멋을 낸 맛깔나고 정갈한 글을 쓰고 싶다면? ‘칼럼 레시피’대로 써 보자!

“글쓴이의 생각이나 주장만 펼치는 일방적인 글이죠. 그래서 재미없고 딱딱하고 고루한 것 같아요.” “정치, 사회, 경제 분야의 거창한 주제, 거대 담론만 다루는 글 아닌가요?”
“전문가나 권위자만 쓰고 읽는 글이니까 나 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너무 어렵고 평생 쓸 일도 없을 거예요.”

전국 유수의 기관과 단체에서 일반인, 학생,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오랫동안 글쓰기 수업과 인문학 강의를 진행해 온 저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칼럼에 대해 오해하고 있음을 깨닫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칼럼이야말로 대중이 읽기에도, 쓰기에도 적합한 글이기 때문이다. 일상의 단상과 지역 의 소소한 미담부터 여의도의 첨예한 갈등, 다른 대륙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까지 칼럼이 다루는 사안은 무궁무진하다. 세상과 이웃을 더 깊고 넓게 이해하고 싶은 독자라면 반드시 칼럼과 친해져야 한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더욱 칼럼을 주목해야 한다. 칼럼은 상대적으로 분량이 짧기 때문에 다 루는 대상을 서술하고 논지를 펼친 후 주장하는 과정을 한정된 지면 안에 효율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생각과 문장을 다듬는 힘, 사유하고 표현하는 기술이 자연스럽게 길러진다. 또한 근거를 기반으로 한 주장뿐 아니라 감성을 토대로 공감하게 만드는 역량도 필요하므로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어조나 힘을 지니면서도 경직되지 않은 뉘앙스를 고민하고 비유나 묘사, 풍자나 위트 등 다양한 수사 기법을 터득하게 된다.

무엇보다 칼럼은 글쓰기 소재의 빈곤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칼럼은 세상 모든 일을 글로 다루기 때 문이다.(10쪽) 그래서 칼럼니스트 정희진은 “칼럼을 잘 쓰면 논문도 소설도 잘 쓴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 라고 단언했다.

특히 자기 생각과 주장을 글로 써서 SNS와 인터넷상에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이런 글도 칼럼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칼럼 쓰기는 SNS 글쓰기에 큰 도움이 된다.

칼럼은 논리로 맛을 내고 감성으로 멋을 낸 정갈하고 맛깔난 한 그릇의 요리와 같다. 독자의 취향과 입 맛을 고려해 소재를 발굴하고 글감으로 다듬어 얼개를 구상한 후 다양한 방식으로 서술한 뒤 퇴고하고 제목까지 붙이는 일련의 과정은 마치 메뉴를 정하고 식재료를 다듬어 굽고 찌고 끓이고 볶은 뒤 멋들어지게 그릇에 담아내는 조리 과정과 유사하다.

그러므로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쉽고 친절한 레시피만 있다면 얼마든지 훌륭한 요리, 탁월한 칼럼을 만들 수 있다.

이 책은 글쓰기와 칼럼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의 고민 과 문제를 해결해 줄 특급 레시피다. 저자는 여러 강의 현장에서 경험하고 정립한 글쓰기의 기본기와 고급 기술을 모아 이 한 권에 담았다.

칼럼 쓰기의 준비부터 집필, 마무리, 사후 평가까지 이 책을 따라 하면 일품요리처럼 근사한 칼럼 한 편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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