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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샤 리네한 변증법행동치료
마샤 리네한 변증법행동치료
  • 김재호
  • 승인 2023.08.16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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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샤 리네한 지음|최현정 외 4인 옮김|학지사|640쪽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이라는 오명을 가진 한국에서 변증법행동치료가 각광을 받고 있다. 한국 사회는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지속적인 압박과 불안을 겪고 있다.

내·외면의 차이를 두고 사람들은 경청보다 혐오를 앞세우고, 생존 게임과도 같은  날선 성과주의로 몇몇은 낙오와 같은 고통을 겪게 된다.

이처럼 냉혹한 한국 사회에서 변증법행동치료가 기가 막히게 알맞은 처방전으로 주목 받는 이유는 치료의 출발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변증법행동치료는 고통에 빠진 사람에게 “틀렸다”, 혹은 “당신이 문제입니다”라고 결코 말하지 않는다. 모든 견해와 경험을 존중하며 치료가 시작된다.

변증법행동치료는 성격장애 중에서도 치료가 매우 어려운 경계성 성격장애와 자살 자해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개발됐다. 이 치료법은 개발 후 30년 동안 강력한 효과와 효능을 검증받았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 같은 다양한 증상의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 치료법은 개인의 고통을 수용하는 동시에, 살만한 삶을 발전시키기 위한 변화의 변증법에 핵심을 둔다.

이러한 수용과 변화의 심리치료는 개인의 고유성이 쉽게 훼손될 수 있는 한국 사회에서 특히 효과적이다. 때문에 2000년대 이후 많은 심리학자가 한국 사회에도 이 치료법을 보급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변증법행동치료』가 출간됐다.

변증법행동치료를 한다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서로 불리는 이 책은 특이하게도 일인칭으로 쓰였다. 그 결과 변증법행동치료의 창시자인 미샤 리네한을 직접 마주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엮이지 않으면 좋을 사람’ 혹은 ‘무조건 피해야 하는 사람’으로 치부됐던 경계성 성격장애 내담자에게 삶을 일굴 수 있는 힘을 선사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하지만 “절대 이 사람을 포기하지 마”라고 전하는 리네한의 목소리와 함께 이 책을 탐독한다면 단단한 용기의 씨앗이 내담자를 치료할 수 있는 강한 자신감으로 피어날 것이다.

피할 수 없는 고통을 직면한 사람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전문가라면 이 다정한 도서로 더 정교하게 변증행동치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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