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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유토피아
  • 김재호
  • 승인 2023.08.16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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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보예 지젝 외 9인 지음 | 인간사랑 | 261쪽

유토피아는 꿈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꿈의 종말에서 시작된다.

엄브라 이번 호 『유토피아』가 던지는 질문은 진정 유토피아가 존재하는지 여부, 혹은 유토피아의 표면을 찢어 드러내는 디스토피아의 속살에 관한 것이 아니다.

정신분석이론은 유토피아를 향한 인간의 지치지 않는 열망에서 우리가 속한 이 불가피한 상징계를 뚫고 나갈 해방의 실마리를 찾는다.

유토피아가 어딘가 미지의 시간과 장소에 오롯이 존재하는 완벽한 행복의 장소라는 생각은 자본의 값싼 대중적 이미지일 뿐이다.

우리는 더 이상 완벽한 사회의 가능성을 믿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여기 이곳과는 다른 지점, 다른 시간성을 향한 열망은 여전히 남아있다.

다시 말해서 우리 주변엔 아직도 수많은 앨리스들, 링컨들이 있다. 자본의 명령에 따른 쾌락원칙에 붙들리지 않고 그 너머를 향해 달려나가는 주체들이 있기에 유토피아는 아직도 유효한 기표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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