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박화성소설상에 김혜빈 씨의 장편소설 『그라이아이』을 선정했다고 문학과지성사가 지난 2일 밝혔다. 당선작은 국내 최대 상금 7천만 원이 수여된다. 아울러, 장편소설은 문학과지성사 단행본으로 출간된다. 당선작 『그라이아이』는 9월 출간돼 포문학박람회(9월 14일~17일)에서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2021년 시작되었던 목포문학상 장편소설상은 올해부터 문학과지성사와 목포시가 함께하는 ‘박화성소설상’으로 새롭게 출범한다. 목포 출신 작가이자 한국 여성 작가 최초로 장편소설 『백화』를 집필한 박화성을 알리고 기리고자 개칭했다.
단 세 장의 시놉시스만으로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라이아이』는 아일랜드 이탄지에서 발굴된 동양인 미라 ‘백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전 세계 매스컴을 뒤집어놓은 머리만 발굴된 미라는 연구 결과 고대 한국인 미라임이 밝혀지고 국내 연구팀과 방송국은 팀을 꾸려 아일랜드로 떠난다.
장편소설 『그라이아이』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에는 백희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방송작가 주나와 다큐멘터리 PD 문정의 이야기 2부에는 아일랜드에 일찍이 도착해 백희를 연구하는 유 박사와 그의 딸 영의 이야기, 마지막 3부에는 미라가 되기 전 백희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세 개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고대 미라인 ‘백희’, 나의 어머니이자 자매 그리고 자기 자신일 수도 있는 존재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백희’라는 상징적인 존재가 이야기의 중심을 관통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독자들의 이목을 끄는 것은 ‘누군가의 딸’로 태어나 사회와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은 인물들이라 할 수 있다.
김혜빈 씨는 당선소감을 통해 "소설을 쓰는 내내 너무 엄숙해지지 말자고 여러 번 다짐했다"라며 "될 수 있으면 이 소설이 아주 만만해지기를, 그래서 누군가가 끝까지 봐주기를 원했다"라고 밝혔다.
김혜빈 씨는 1994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와 동 대학원 서사창작과를 졸업했다. 202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레드볼」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캐리어』를 썼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