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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육사회의 형성
대중교육사회의 형성
  • 김재호
  • 승인 2023.07.27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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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_『대중교육사회의 형성』 가리야 다케히코 지음 | 오성철 옮김 | 학지사 | 416쪽

일본 대중교육사회의 형성과 변화를 규명한 비교사회학적 고찰,
그 속에서 우리 사회의 교육열의 수수께끼를 풀고,
미래를 예측할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사회에서 성공한 삶이란 간단하다. 일류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쳐 일류 대학에 진학 후 이 학력으로 일류 기업에 취직하는 것이다. 좋은 학력을 통해서 좋은 직업을 가지는 이 단순한 성공담을 위해 일본의 교육은 더욱 높은 학력으로의 수험 경쟁을 부추겼다. 

그러나 20세기말 이후 최근에 이르기까지, 일본 교육은 능력에 따른 사회이동의 기회를 제공하기 보다는 계층간의 학력 격차와 사회적인 차별을 심화시키는 장치로 급격하게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교육에서 나타나는 격차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일본이라는 단어를 한국으로 치환하여 읽어도 오류가 없을 만큼 한국 교육 사회와 그 모습이 닮았기 때문이다. 지위 상승의 수단으로 전락한 교육과 경쟁, 경제 성장과 함께 이 경쟁이 뜨거워질수록 명백해지는 격차까지 그러하다.

현시점 『대중교육사회의 형성』이 한국에 번역돼 출간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미 30년 전 일본에서 다루어진 교육 불평등 담론이지만 이 현상은 여전히 우리 사회와 긴밀한 연광성을 가지며 불평등과 격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교육이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서구 문화를 빠르게 체득하면서 압축적 근대화를 경험하는 아시아 사회에서 흔히 나타난다. 교육의 확대와 직업구조의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경제 성장과 함께 욕망이 불어나면서 대응할 수 있는 공적 자원이 부족할 경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그로 인한 격차는 따라잡기 힘들어진다.

1945년 이후 일본에서는 대부분이 계층적 차별 없이 중등 및 고등교육을 받고 그것으로 사회이동을 꿈꾸는 사회, 즉 ‘대중교육사회’를 만들어냈다. 이 도서는 이러한 대중교육사회가 압축적 근대화를 경험한 일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비교사회학적 관점으로 분석한다. 저자 가리야 다케히코는 지나온 길을 면밀히 분석하는 이 과정을 통해 뒤얽힌 교육과 사회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포스트 교육 사회의 방향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전한다. 당연하게 생각되던 교육의 현주소와 사회의 전제를 비교사회학이라는 색다른 관점으로 탐색하면서 새로운 이해를 밝히고, 변화하는 미래에 발 빠르게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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