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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의 한국사회, 국가적 위기다 
분열의 한국사회, 국가적 위기다 
  • 김경화
  • 승인 2023.07.10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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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발이_ 김경화 편집기획위원 / 동의과학대 경찰경호행정과 교수·기획처장

 

김경화 편집기획위원

19세기 미국의 사상가 겸 문학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월든, 혹은 숲속의 생활』이라는 작품을 통해 생태주의 성찰로 이름이 드높다. 그는 이외에도 『시민 불복종』이라는 글로도 유명하다. 그는 정의롭지 못한 국가 권력에 대해서는 시민이 불복종할 권리를 가진다고 주장했고, 노예제도를 지지하는 정부에 대항해 납세를 거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질적 측면에서 볼 때, 그 역시도 국가를 전혀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매사추세츠주 월든 강가에 오두막집을 짓고 살았는데, 그 지역도 엄밀하게 말하면 미국 영토이며, 그는 그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시민 불복종’ 이론은 세계의 많은 시민들에게 지금까지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영감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비난하던 연방국가 미국의 매사추세츠주에 여전히 머물러 있었고, 국가를 부정한 것도 아니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도 그 누구나 ‘국가’라는 ‘테두리’를 벗어나기 힘들다. 

전통적으로 국가는 개인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역할을 했고 사회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강한 물리적 힘, 즉 공권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현대의 민주국가는 ‘인간의 존엄’에 기초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나아가 공정한 분배와 사회복지로서 ‘공동선’을 추구해야 하고,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 국가는 이러한 임무에 대해 국민에게 ‘무한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을 살펴보면 어떨까?

우리나라는 이제 세계 10대 규모의 경제 선진국을 넘어 ‘G8’국가로 도약하고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엄청나게 발전한 것도 사실이고 국제적 위상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높아졌다.

그러나 급속한 경제발전과 사회변화에 따라 ‘국가위기’라고 할 만한 현상이 다수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심각한 것이 한국사회의 ‘분열’이라고 할 수 있다. 남북으로 갈라진 민족의 분열은 이미 80년의 세월을 바라보고 있고, 대한민국이 성립된 이래 수많은 변화의 도상에서 현재 사회 전반적으로 분열에 따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념에 따른 분열,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른 분열로 인한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지금도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거대 정당간의 극심한 이념적·지역적 대립, 간호법 갈등에서 나타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의료종사자들의 직역간 대립,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국론 분열, 교육개혁에 대한 정부와 여야, 교육주체 구성원 간의 의견 차이 등이 그 대표적 사례라고 할 것이다.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그가 활동할 당시 이탈리아의 시대상황을 “군주와 교황이 재물 앞에서 존엄을 상실하고, 귀족과 평민도 분열과 파벌로 점철하였다”라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통찰했다. 그는 “분열만큼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국가는 정책을 결정할 때 “국가에 대해 상충하는 요구와 기대를 가진” 견해를 달리 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왜냐하면 분열된 사회에서는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이 보장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분열된 사회라는 ‘국가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이고, 어디에서 그 해법을 발견할 수 있을까?

우리는 과거를 좀 더 거슬러 올라가 16세기말 미증유·목불인견의 참화를 겪었던 ‘임진왜란’이라는 파멸적 ‘국가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역사적 사실을 살펴보아야 한다. 당시 훌륭한 인물들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했기에 나라를 보존하고 7년 전쟁에서 승리하고 왜적을 몰아낼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충무공 이순신은 국가에 대한 헌신과 뛰어난 전략으로 연전연승하여 전란을 극복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결과적으로 조선을 존망의 위기에서 구해 내었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군세와 열악한 국가지원 속에서 그는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을까? 위기 극복의 해법을 ‘이순신 리더십’에서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충무공의 행적은 아마 모든 사람들이 익히 다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은 40여년 동안 이순신 장군을 공부했고, 우리 사회에 장군의 사상이나 업적, 그 내면의 근원 가치를 사회에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이순신의 ‘가치체계’에서 중심적 가치는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사랑·정성·자립·정의’가 그것이다.

백성에 대한 ‘사랑’은 국가안위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낳았고, 그는 그것을 위해 지극한 ‘정성’을 다했다. 7년간 빠짐없이 작성된 『난중일기』도 ‘정성’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는 왜적과 싸워 이기기 위해 외부의 지원이 없어도 어떻게든 ‘자립’하여 전쟁에서 승리하고자 했다.

그래서 그에게 전쟁은 ‘정의’ 즉 ‘의로움’으로 조선을 위기에서 구하는 것이었다. 이순신은 공직자로서, 지휘관으로서 헌신하고 동료 및 부하 병사들, 일반 백성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화합하여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결국에는 오롯이 자신을 희생했으니 그의 충(忠)은 백성을 향한 것이었다.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 시민사회는 국가 분열적 상황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충무공 이순신의 중심적 가치인 ‘사랑·정성·자립·정의’를 토대로 컨센서스를 도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여야간에 정치적인 대화와 타협,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소통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면 좋겠다.

그리고 서로를 포용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도록 기존의 법과 제도를 다시금 위기 극복에 맞도록 다듬을 필요가 있다. 그런 노력이 있다면 IMF 외환위기 때 국가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금을 모으던 시민들의 의지와 실천, 코로나19 시국에 위험을 불사하고 국민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의료인과 의료종사자, 감염병 퇴치를 위한 국가시책에 적극 협조했던 일반 시민들의 말 없는 헌신이 다시 나타날 것이다.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 시민사회는 ‘인간 존엄’이 보장받는 소통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도록 위기극복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김경화 편집기획위원
동의과학대 경찰경호행정과 교수·기획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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