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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렐리앵 1, 2
오렐리앵 1, 2
  • 김재호
  • 승인 2023.07.04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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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아라공 지음 | 이규현 옮김 | 창비 | 420쪽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루이 아라공의 역작 국내 초역
광기의 1920년대 파리의 밤거리를 헤매는 전후 세대의 초상

『르 몽드』 선정 20세기의 책 100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라는 시구로 유명한 루이 아라공은 우리 독자에게는 주로 초현실주의 시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소설·희곡·에세이·문학론 등 분야를 아울러 왕성하게 활약한 프랑스의 대표적 문인이다. 창비세계문학 92, 93번으로 출간된 『오렐리앵』은 루이 아라공이 19세기 말~20세기 초 프랑스 사회를 해부한 소설 연작 ‘현실 세계’의 네번째 작품으로, 가장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1차대전 종전 후 1922년의 파리, 참혹한 전쟁의 기억을 안고 흥청대는 밤거리를 헤매는 오렐리앵은 끝없이 쾌락을 좇으면서도 삶의 무의미함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난 베레니스는 ‘운명적 올가미’였으나, 현실은 두 사람을 완전히 다른 길로 이끌어간다. 반복되는 물과 죽음의 이미지, 파리의 거리와 자신의 내면을 동시에 거니는 듯한 상념의 서술, 미묘한 어긋남이 쌓여 만들어내는 파국에 이르기까지 이 소설은 오렐리앵이 마주하는 사랑과 상실을 통해 동시대 개인과 세대의 좌절과 환멸을 매혹적으로 증언한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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