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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科-理科의 구분, 그 기원의 해부
文科-理科의 구분, 그 기원의 해부
  • 강성민 기자
  • 승인 2006.09.14 00: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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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문화연구센터, 15일 제2회 과학문화 심포지엄 개최

과학문화센터가 개최하는 제2회 과학문화심포지움이 오는 9월 15일 오후 2시부터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 1층 동백실에서 열린다.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는 ‘문-이과 구분의 문제점, 그 역사와 현주소’로 우리나라의 엄격한 문과와 이과의 구분문제를 역사적으로 기원부터 전개까지 따져보려고 한다.

그간 엄격한 문과-이과의 구분은 과학문화가 정착, 성숙, 발전하는 과정에 있어서 큰 걸림돌이 돼 왔고, 문과 출신은 과학에 대해 무지를 당연시 여기거나 근거가 빈약한 맹목적인 찬양이나 반대를 외치는 경우가 많으며 반대로 이과 출신의 경우 인문, 사회학적 이슈에 대해 에서는 무관심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센터 측은 이런 두 문화 현상의 원인이 문과-이과 구분에 있다고 보고, 이것이 한국사회에서 어떠한 과정을 거치면서 형성되었는가에 대해 역사적으로 고찰하고, 현재 교육과정에서는 어떠한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가에 대해 논의를 시도한다.

총 두 편의 논문이 발표되는데, 임종태 서울대 교수(화학부)가 ‘전근대시기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관계 및 그 변화’를, 송진웅 서울대 교수(물리교육과)가 ‘문-이과 구분과 과학교육의 두 문화’를 발표할 예정이다. 토론자로는 문중양 서울대, 구만옥 경희대, 이중원 서울시립대, 최무영 서울대 교수가 나선다.

주최 측이 미리 배포한 요약문을 보면 임종태 교수는 “현대 우리 사회의 과학기술과 사회 문화 사이의 단절 현상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다룬다. 먼저 임 교수는 학계의 통념이 잘못됐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전 많은 연구자들이 이러한 문제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조선시기 유교 사회의 몇몇 특징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예를 들어 인문학에 편향된 양반 사대부들의 지적 취향과 전문적 과학기술을 천시하여 이를 中人 및 천민 계층에 전담시킨 제도 등이 그 역사적 연원으로 거론되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주장은 조선 시기의 상황을 지나치게 단순화시킨 감이 있다는 게 임 교수의 주장. 그는 “비록 그 시대에 ‘인문학’과 ‘자연 탐구’ 사이에 위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둘 사이에 오늘날과 같은 현격한 단절은 존재하지 않았다. 인문학 및 문화와 과학기술 사이의 단절은 오히려 과학기술을 포함한 현대 학문이 우리 사회에 형성되기 시작한 일제 시기 이후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다. 임 교수는 이의 근거로 “식민지시기 일본의 정책과 이때 형성된 한국 근대 지식계층의 특성, 그리고 1970년대 이후 군사정권의 후원 아래 과학기술 및 과학기술자 집단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 정황들”을 살펴보고 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송진웅 교수는 역사에서 현실로 넘어와 문과와 이과의 구분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서는 여전히 실제적으로 문-이과 구분이 실시되고 있다. 심지어 수능시험도 문-이과 구분을 하지 않고 있는데 말이다. 송 교수는 교육과정보다 교육내용에 문제가 있다며 “과학에는 역사, 철학, 민주주의 등이 없고, 역사, 사회, 예체능에서는 과학(기술)을 전혀 찾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는 과학수업이 대개 과학교사, 과학교육학자, 과학자들로만 구성되는 것에서 그 이유의 일단을 찾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

두 문화는 대학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대학/대학원 시스템은 편협한 전문인, 무능한 지식인을 양성한다”는 것이다. 인간주의적 접근, 맥락성 등이 과학교육에서 절실히 필요하다고 송 교수는 요약문을 맺고 있다.

하지만 송 교수의 발제요약문은 우리 교육현실과 과학-인문학 간의 두 문화 실태가 새로운 팩트를 통해, 그리고 새로운 분석차원에서 다뤄지고 있다는 느낌은 주지 않는다. 또한 너무 상식적인 지적들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드는데, 물론 요약문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2000년에 과학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서울대(수도권), 전북대(서부권), 포항공대(동부권)를 세 거점로 하여 설립된 과학문화연구센터는 그 동안 우수한 전문 인력들을 지원하며 과학문화 관련 기초 연구와 정책연구를 수행해 왔다. 올해에는 조금 더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폭 넓고 새로운 토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과학문화재단의 후원으로 과학문화 심포지움을 개최하고 있다.
강성민 기자 smka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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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cketPair 2006-09-23 03:31:14
뭔가 딱 와닿는 텍스트는 없군요. 많은 연구가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