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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본 퀸
카본 퀸
  • 최승우
  • 승인 2023.05.16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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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아 와인스톡 지음 | 김희봉 옮김 | 플루토 | 328쪽

우리는 ‘탄소’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후위기의 주범으로서 말이다. 그러나 탄소만큼 다재다능하고 매력적인 원소도 없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연필심과 다이아몬드의 매혹적인 광채가 모두 탄소에서 나온다. 탄소는 생명의 물질이기도 하다. 유기화합물을 만드는 원소이자 모든 살아 있는 유기체에 존재하는 몇 안 되는 원소이다.

『카본 퀸』은 탄소의 형태와 성질을 연구해 나노과학의 선구자가 된, 뛰어난 여성 물리학자 밀드레드 드레셀하우스의 전기이다. 드레셀하우스는 흑연, 버키볼, 나노튜브, 그래핀 같은 탄소 형태가 가진 중요한 성질을 발견했다.

이러한 탄소 연구는 전자공학에서 항공, 의료, 에너지까지 우리의 세계를 수없이 많은 방법으로 바꾸는 데 기여했다. 드레셀하우스의 다양한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오늘날 과학자와 공학자들은 나노 규모의 물질 연구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다.

드레셀하우스는 전 세계 여성 과학자의 멘토이자 리더이기도 하다. 드레셀하우스는 어린 시절에 여성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은 비서, 간호사, 교사 세 가지뿐이라고 들으며 자랐지만, 더 큰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하버드의 래드클리프컬리지에 다니면서 성차별 문제를 인식하게 된 드레셀하우스는, MIT 교수로 있는 동안 여성포럼을 만드는 등 과학계 여성이 겪는 불평등을 해소하고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힘썼다. 또한 그의 발자취를 따르고 싶어 하는 학생과 동료에게 훌륭한 역할 모델이 되어주었다.

『카본 퀸』을 쓴 마이아 와인스톡은 [MIT 뉴스]의 부편집장이자 MIT STEM 분야에서 여성의 역사를 강의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려고 드레셀하우스의 가족과 동료들의 증언을 직접 듣거나 여러 과학 매체와의 인터뷰와 기사 등 수많은 자료를 조사했다.

이를 통해 드레셀하우스의 삶과 업적을 촘촘히 엮어내면서, 그가 어떻게 과학자와 공학자로서 선구적인 경력을 만들어나갔는지 보여준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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