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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국가 이스라엘, 이공계 르네상스를 시도해야
강소국가 이스라엘, 이공계 르네상스를 시도해야
  • 손호재
  • 승인 2023.05.02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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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_ 손호재 거제대 기계공학과 교수

 

손호재 거제대 기계공학과 교수 

기업에 작지만 강하다는 뜻을 가진 ‘강소’라는 단어를 붙여 ‘강소기업’이라고 한다. 국가에도 ‘강소국가’가 있다. 우리에게는 아마도 스위스나 이스라엘이 대표적인 강소국가로 떠오를 것이다. 유럽에 있는 스위스에 대해서는 대체로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의 서쪽 끝자락에 위치해 우리와 크게 이해관계가 없는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그동안 무관심 했을 수 있다. 하지만 지역 환경의 유사성과 기술에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는 사회경제적 환경과 다양한 경제지표의 유사성을 가진 이스라엘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스라엘'하면 키부츠와 모샤브 집단 농업 형태의 공동체가 생각난다. 그것이 과거의 이스라엘을 생각나게 해준다면,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혁신적인 국가가 현재의 이스라엘이다. 현재의 이스라엘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이스라엘의 저돌성과 도전정신이다.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후츠파 정신에서 그 답을 찾는다. 후츠파 정신은 과거의 형식과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종교와 민족적 신념에 따라 몸에 익힌 ‘질문하여 답을 찾으려는’ 당당함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수 천 년을 실체적 국가도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해야만 했던 유대인이 1948년 독립하여 세운 국가가 현재 전 세계 벤처 투자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나스닥 상장기업의 30~40%를 보유하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이 인구의 10% 이상을 고용하고 있고, 국가경쟁력이 가장 앞선 국가 중에 하나다.

2019~2020년 기준으로 GDP 대비 R&D 비중이 4%가 넘는 주요 국가는 한국(4.5%)과 이스라엘(4.3%), 단 2개뿐이다. 그만큼 이스라엘과 한국은 주변국의 복잡한 변수와 함께기술개발에서 국가경쟁력을 찾아야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통계 수치로 이스라엘과 대한민국의 관계를 살펴보자. 2021년 인구 통계를 보면, 이스라엘은 950만 명 정도이고, 대한민국은 5,150만 명이다. 수출액은 인구 1만 명 당 이스라엘은 1.2억 달러, 대한민국은 1.25억 달러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대한민국이 세계 25위이고, 이스라엘은 34위이지만 소득금액으로 보면 큰 차이가 없다.

또한 인구밀도도 이스라엘은 425명/㎢(세계 35위)이고 대한민국은 507명/㎢(세계 26위)이다. 그러나 1만 명 인구 당 스타트업 기업수는 대한민국은 5.8개이지만 이스라엘은 10.5개로 2배에 가깝다. 벤처창업 부분에서 대한민국의 분발이 필요하다.

기술 인력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인구 1만 명 당 경제활동 인구 중에 엔지니어의 숫자는 2021년 기준으로 이스라엘은 39.4명인데 대한민국은 32.8명뿐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제조업 강국이었고, 앞으로도 그런 사정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엔지니어의 숫자만 보면 그 차이가 분명하다. 이스라엘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벤처창업이 왕성하고 엔지니어가 최고의 직업으로 여기는 국민이 많고 인구가 증가하는 경쟁력 있는 국가로 지속 발전할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어떤가? 저돌성이나 도전정신은 사라지고 안전한 것만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분명히 현재 대한민국은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청년층이 엔지니어 직종을 선택하지 않는 탈(脫)이공계의 가속화가 심화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에 맞물려 탈이공계 현상이 단기간에 해결될 것으로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고착화가 많이 진전되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는 산유국이지만, 대한민국은 천연자원의 혜택을 누리지 못해 인력만으로 경제를 활성화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탈이공계로 그 근간인 제조업의 기초가 흔들리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이공계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가동해서 국가의 기간산업을 재활성화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한민국과 차별화된 이스라엘의 ‘질문이 일상화된 사회’, ‘저돌적인 후츠파 정신’, ‘창업이 일반화된 사회구조’ 등 다양한 성공사례를 배워 그 프로젝트를 실효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손호재 거제대 기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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