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우 외 9인 지음 | 역사비평사 | 328쪽
우리는 지금 대중투자사회에서 살고 있다 ― 투자 권하는 사회에서
2002년 초 “여러분, 모두 부자되세요~”라는 광고 카피 하나가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의 속마음을 뒤흔들었다. 이전까지 차마 입에 담지 못했던 그 금기의 말 한마디를 통해 모두가 ‘부자 되기’의 유행에 올라타 자신들의 갈망을 당당히 드러냈다.
20년이 지난 오늘날 양적완화의 시대를 끝내고 미국발 금리인상의 도저한 공습이 시작되자, 전 세계가 발작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심각한 경제위기 및 경제침체의 와중에서도 우리는 부자 되기의 환영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한마디로 오늘날 우리는 완전히 대중투자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금융투자로 주식은 기본이고 채권과 선물과 각종 펀드에 너무나 쉽게 진입할 뿐만 아니라, 가히 전 국토의 부동산 투기 및 투자 광풍 속에서 모두가 극심한 부침의 삶을 견디고 있다.
행여나 눈먼 바보나 벼락거지가 되는 치욕과 불안을 벗어나기 위해 혹은 그런 심리를 이용하기 위해 서로가 서로에게 ‘투자를 권하고’ 있으며, 첨단 기술과 미디어는 의연하게도 이 ‘투자 권하는 사회’의 운동장이자 프로모터를 자임하며 날마다 열일 중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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