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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周易, 타이밍의 지혜
주역周易, 타이밍의 지혜
  • 최승우
  • 승인 2023.02.28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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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 옮김 | 삼인 | 720쪽

『주역』을 터득한 자는 기다릴 줄 알고,
기다릴 줄 아는 자가 타이밍을 잡는다.
중국 언어학 전공자의 해석으로 만나는 『주역』의 이치
점술서가 아닌 예법의 경전으로, 그리고 오늘날 리더를 위한 타이밍의 처세로

『주역』의 해석은 어렵고 난해하다고 여겨져 왔다. 기록의 형성과 보존이 어려웠던 고대 문헌 자체의 특징과 고립어인 중국어의 특성 때문이다.

게다가 64개의 괘사를 지은 주나라 문왕이 당시 자신을 핍박하던 은나라 주왕의 검열을 피하고자 사용한 비유와 상징의 수사법은 해석에 곤란함을 더한다.

중국 언어학을 전공하고 여러 대학에서 가르쳐온 김근 역시 자신의 중국 문학 연구의 첫걸음부터 함께 했던 『주역』 독해를 돌아보며 해석의 편차를 느꼈던 경험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는 노년에 가까워가며 『주역』이 품은 넓은 의미의 폭을 점차 이해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화려함보다는 궁극적인 이치에 다가가는 문장으로 주역을 해석한다.

이 책은 『주역』을 곁에 두고 살아온 저자가 주역의 원리와 고대 중국어의 속성 및 글쓰기 코드를 바탕으로 『주역』에 기록된 64개의 괘사와 384개의 효사를 납득할 만한 우리말로 해석하는 데 역점을 둔 책이다.

글자 하나하나의 뜻과 용례, 단어·구절·문장의 의미를 자세하게 설명하였고, 중국의 역사와 사회문화적 특징, 풍부한 고사, ‘십익十翼’을 비롯한 여러 문헌을 두루 살펴 이해의 폭을 넓혔다.

그리고 오늘날의 상황에 『주역』의 의미를 적용하여 그것이 현대인에게도 유용함을 보여 준다.

저자는 『주역』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기다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기다림이란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라고 요즘의 말로 환언한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에는 변화의 국면이 있다. 그 국면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지를 좀 더 윤리적이고 도덕적으로 판단하려는 인간의 근본적인 요구에 부응하여 성인들이 내놓은 게 『주역』이다.

따라서 주역을 익히면 올곧은 기다림 속에서 적절한 타이밍을 포착하여 알맞은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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