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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길
자유인의 길
  • 최승우
  • 승인 2023.01.25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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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선 지음 | (사)죽산조봉암선생사업회 | 363쪽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는 죽산 조봉암 선생 기념사업 지원의 일환으로 고(故) 조호정 여사 기록, 죽산 평전, 죽산 만화의 발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먼저 ‘ 바위에 새긴 눈물 ­삶으로 피어나다‘ 는 고(故) 조호정(曺滬晶; 1928~2022) 여사가 생전에 남긴 기록을 바탕으로 가족, 친구 등의 구술을더해 만들었다. 죽산 조봉암의 맏딸로서 대한민국 현대사의 여러 굴곡을 겪었음에도 담담한 문체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태어나 지금까지 아버지의 이름은 나의 수식어였다. 아버지의 삶이 내 생에 고스란히 포개졌으나 그 운명이 억울한 적은 한순간도 없었다. 아버지는 내 세계를 밝혀준 수원(水源)이었고 내 삶을 형성한 존재였다.”

책에는 죽산 조봉암이 독립운동을 펼쳤던 상하이에서의 기억, 귀국 이후 인천에서의 학창 시절, 6․25 전쟁 중 국회부의장이던 아버지의 비서 활동, 진보당 사건 이후 아버지의 복권을 위한 세월을 고스란히 담았다.

올가을 세상을 떠난 조호정 여사의 이름은 상하이 옛 지명인 호강(滬江)의 호와 보석 수정(水晶)의 정을 따서, 상하이의 보물이라는 뜻으로 죽산이 직접 지었다. 이제 두 사람 모두 고인이 되었지만 두 부녀의 이야기는 글로 남아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전하게 되었다.

‘ 죽산 조봉암 평전: 자유인의 길‘ 은 우남 이승만 평전(‘ 우남 이승만 평전: 카리스마의 탄생‘ 을 저술한 이택선(서울대 정치외교학 박사)가 죽산 조봉암을 새로운 시선으로 담아냈다. 죽산 조봉암을 단순히 진보정당의 지도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도자의 한 사람, 대한민국의 설계자 중 한 사람으로 평했다.

“그리하여 얼핏 섞일 일 없어 보이는 수많은 사람들, 상이한 이념과 지역 기반, 계층, 세대에 속한 이들을 한데 모아 녹여냈던 인간 용광로, 그가 바로 죽산 조봉암이었다.”

저자는 죽산 조봉암이 농지개혁의 주역이자 이제는 계획경제론의 주역으로도 발굴되고 있으며, 대한민국 건설의 아버지 중 한 명이라는 위상을 부여하기 충분하다고 논했다. 

특히 ‘해원상생(解冤相生)’이라는 말을 들어 죽산의 생애와 활동을 치우침 없이 바라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임을 밝혔다. 그리고 곧 인천과 한국의 죽산만이 아닌 세계 속의 죽산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지막으로 ‘ 강화소년 조봉암 대한민국을 세우다‘ 는 죽산 조봉암의 생애를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화로 재구성했다. 강화 3․1운동, 농지개혁, 평화통일운동 등 죽산의 업적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한민국 현대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우리가 못한 일을 우리가 알지 못하는 후배들이 해 나갈 것이네. 결국 어느 땐가 평화통일의 날이 올 것이고, 국민이 골고루 잘 사는 날이 온다네. 나는 씨만 뿌리고 간다네.”

책에서는 위와 같은 죽산의 유지를 따라서 선생이 뿌린 씨앗을 소중히 키우고 가꿔가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몫임을 강조했다. 

세 개의 발간 도서는 비매품으로 국회도서관 등 국내 도서관, 사회단체, 유관기관 등에 배포될 예정이다.

죽산 조봉암 선생의 기념사업은 2011년 1월 20일 대한민국 대법원 전원합의부의 죽산 조봉암에 대한 간첩 혐의 무죄 선고 이후, 서거 52주기 추모식을 시작으로 생가터 발굴 심포지엄, 묘역 정비, 어록․기록 발간, 사진전 및 강연회 개최 등으로 다각화했다.

특히 올 한해는 추모식, 사진전, 강연회와 더불어 다양한 도서 발간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2023년 역시 영상콘텐츠 제작 등 새로운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김경아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인천을 넘어 대한민국이 지키고 이어나갈 소중한 자산인 죽산 조봉암 선생의 업적과 정신을 담은 기념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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