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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향미
커피의 향미
  • 최승우
  • 승인 2023.01.17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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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 지음 | 440쪽 | 광문각출판사

커피에 숨겨진 맛과 향의 비밀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하루 22억 5천만 잔 이상 소비되는 대표적인 음료이며 그 시장은 날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커피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역사는 짧지만 이제는 커피가 김치나 쌀보다도 소비가 더 많다는 통계도 있고, 한국은 세계 10대 커피 시장으로 꼽힌다. 

초창기 자판기 커피가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커피가 무엇인지 알리는 역할을 했다면 다양한 음료를 제공하는 카페의 발전이 커피 소비를 가속화한 측면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과거에는 단순하고 획일적인 커피 소비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커피 취향이 다양화, 고급화, 세분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리고 국내 커피 시장은 카페 같은 커피 전문점의 등장 시대를 넘어 커피 머신을 구입해 가정에서 스페셜티 커피 등 고품질의 커피를 즐기려는 홈 카페 문화가 자리를 잡은 지 이미 오래다. 또 다양한 로스팅 머신과 추출 기구의 발달로 누구나 손쉽게 가정에서 취향에 맞는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대중화 시대가 도래하였다. 

그렇다면 이제는 커피를 그냥 마시기보다는 커피에서 풍기는 향미의 요인이 뭔지를 알아보고 어떻게 하면 그 요인을 최대한 발현시켜 보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를 알게 되면 더욱 자신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찾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국내 커피 애호가들은 커피 본연의 맛을 알기 위해 원산지 특성, 재배방법, 가공 기술에 대해 호기심이 많다. 또 좋은 커피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지 또 스페셜티 커피, 프리미엄 커피, 커머셜 커피 간 향미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많다.

커피는 술과 마찬가지로 기호식품이지만 그 가공 기술은 원천적으로 과학에 기반한다. 즉 원료의 특징과 가공 과정을 과학적, 학술적으로 접근해야 커피 본연의 맛과 향에 대한 이해도가 커지고 더 좋은 커피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사람이 먹는 모든 식품은 결국 맛과 향에 관한 이야기이며, 향미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일은 아직도 숙제로 남아 있고 커피 분야도 마찬가지다.

한편 시중에는 그간 커피 관련 서적이 다수 출간되어 있지만 주로 인문학적 또는 바리스타 관점에서 기능 위주로 기술된 서적들이 대부분이다. 한 설문조사에서 커피를 마시는 이유에 관해 물었는데 대다수가 아로마라고 대답할 정도로 커피에서의 향은 절대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에는 아직 커피의 향과 맛 관련 체계적이고 학술적인 전문서적이 없어 커피 향미에 대한 과학적인 정보를 습득하고 현장에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커피의 맛과 향에 대한 심도 있고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서술된 전문 서적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왔다.

따라서 이 책은 이러한 커피 향미에 대한 전문서적이 없는 커피 산업계의 실정을 고려하여 커피 향미에 대한 이론과 실무를 과학적·체계적으로 서술하였다. 커피의 향미는 생두, 원두와 여러 가공 과정(로스팅·분쇄·추출)에서 발현된 것이기 때문에 커피 원료와 가공 과정 특성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였다. 특히 커피의 향미가 어디서 발현되는지 또 그 성분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성분이 각 커피 타입별 향미와 캐릭터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정보를 주고자 하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커피 향미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향미에 대한 기초적인 개념과 발효 미생물과 향미와의 상호 연관성에 관해 기술하였고, 국가별·원산지별 향미 특성에 대해 최근 문헌을 근거로 세부적으로 서술하였다. 또 이 책이 커피 산업계와 학계에서 산지별, 가공별, 타입별로 커피의 향미 특성을 평가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실무적인 관점에서 집필하였다. 또한 커피의 품질관리 방향 및 산업화를 위한 품질 표준화·규격화 설정에 시사점도 주고자 하였다. 

저자가 오랜 세월 양조학 분야에서 교육과 연구를 수행해온 경험에 비추어보면 술과 커피의 향미 특성이 일부 다르긴 하지만 두 분야가 서로 호환되고 밀접한 연관성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또 향미 성분의 물리화학적 대사 메커니즘은 이론적인 측면에서 보면 동일하다. 따라서 양조 분야의 향미 특성을 이해하면 커피의 향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커피 한 잔이 품고 있는 향미의 비밀을 무엇보다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해석하는 데 의미를 두고자 하였다. 커피는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맛과 향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 책에 커피 향미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커피 향미 관련 전문서적이 국내에서는 처음 발간됨으로써 새로운 커피 레시피 개발과 로스팅 기술 개선 및 커피 산업 도약에 미약하나마 기초를 놓았다는 데 그 의미를 갖고자 한다. 

이 책이 앞으로 커피 아로마 교재로서 커피 교육과 연구 분야에 안내서로 널리 이용되길 바라며, 커피 산업계 종사자, 식품 전공자들과 바리스타들에게도 향미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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