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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장례식
행복한 장례식
  • 최승우
  • 승인 2023.01.17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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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지음 | 서정 옮김 | 마르코폴로 | 244쪽

1991년 8월, 뉴욕시의 아파트에서 러시아 이민자들이 ‘알릭’이라는 임종 직전의 예술가 주위에 모인다. 죽어가는 남자와 러시아에서의 삶에 대한 그들의 회상은 논쟁과 말다툼으로 강조된다. 루드밀라 율리츠카야의 소설 ‘행복한 장례식’(Веселые похороны)은 우리 모두의 삶의 방식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성공하지 못한 화가인 알릭은 친구들에 둘러싸여 죽음을 기다린다. 러시아 이민자들이자 유태인들인 이 친구들은 보드카를 마시면서 왁자지껄 떠들어대면서 알릭의 마지막을 함께하고 있는데, 때 마침 텔레비전을 통해 모스크바의 쿠데타를 시청하게 되면서 이들은 러시아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삶과 죽음, 사랑과 비탄, 가정과 이민에 대한 통찰력으로 가득 차 있다. 정말 놀라운 지점은 알릭이 죽은 다음에 일어난다.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 없이 어떻게 인생이 계속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 속에서 소용돌이 치는 삶으로 다시 들어가게 된다. 하나의 커튼 뒤에 있는 세계는 새로운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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