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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알츠하이머’ 메커니즘 밝힌 나노기술… 세포 신호전달 연구에 적용
‘암·알츠하이머’ 메커니즘 밝힌 나노기술… 세포 신호전달 연구에 적용
  • 김재호
  • 승인 2023.01.17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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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우·곽민석·전영욱 교수 연구팀 성과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에 온라인 게재
알츠하이머는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축적되면서 발생한다. 알츠하이머의 주원인 중 하나이다. 사진=픽사베이

나노기술이 ‘암·알츠하이머’ 치료 연구에 활용된다. 국내 연구진은 암의 직접 원인인 노치 신호(Notch signalling) 활성화 과정과 알츠하이머의 주원인인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β) 형성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노치 신호가 제대로 안 되면 암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아밀로이드 베타의 양을 조절하면 알츠하이머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알츠하이머는 뇌에 비정상적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축적되면서 세포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질병이다. 

지난 10일 기초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천진우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 단장(연세대 화학과·고등과학원 교수), 곽민석 연구위원(연세대 고등과학원 교수) 연구팀이 이번 연구를 주도했다. 전영욱 캘리포니아주립대(UCSF) 의과대학 교수(나노의학 연구단 객원교수)도 참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에 지난해 12월 2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노치 신호전달’은 세포분열·신경세포 발생을 조절하는 중요한 세포 간 상호작용이다. 노치 신호가 잘못되면 암을 비롯해 다양한 질병이 발생한다. 또한 ‘아밀로이드 베타’는 뇌 등 조직 내 축적돼 신경 손상을 초래함으로써 알츠하이머 질환의 발병에 영향을 끼친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아밀로이드 전구체 단백질(Amyloid Precursor Protein, APP)로부터 형성된다.  

전 교수는 “노치 신호 활성화와 아밀로이드 베타 형성에 필요한 단백질의 순차적 절단 과정의 새로운 분자·세포학적 메커니즘을 최초로 제시했다”라며 “이번 연구는 IBS 나노의학 연구단·연세대 고등과학원과 UCSF가 공동연구로 개발한 메카노제네틱스(mechanogenetics) 나노기술을 세포 신호전달 연구에 성공적으로 활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이번 연구가 향후 비정상적인 세포 신호 전달에 의한 암 관련 연구와 아밀로이드 베타 형성 억제를 통한 알츠하이머 질환 치료제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노치 신호를 조절하여 신경계 발달과정을 정확하게 모사하는 브레인 오가노이드 개발로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천진우 연세대 화학과·고등과학원 교수, 곽민석 연세대 고등과학원 교수, 전영욱 캘리포니아주립대(UCSF) 의과대학 교수다. 사진=IBS

‘노치 활성화·아밀로이드 베타 형성’은 둘 다 세포막에 존재하는 두 가지 다른 종류의 효소에 의한 노치 수용체·아밀로이드 전구체 단백질의 순차적 절단 과정(proteolysis)을 거쳐 일어난다. 따라서 이 절단 과정의 인자를 규명하고 제어 기작을 이해하는 것은 줄기세포, 조직의 발달과 같은 필수적 생명현상을 이해함으로써 암·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중요하다. 그러나 순차적 절단 과정이 시공간적으로 정확하게 조절되는 분자학적 메커니즘과 효소들의 기질 특이성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적다.

연구팀은 2016년 자성나노입자을 이용해 세포신호전달 기전을 규명하는 메카노제네틱스 기술을 개발했다. 이 나노기술은 다양한 기계적·화학적·시공간적 자극을 특정 수용체에 전달해 노치 수용체 활성화에 기계적 자극이 필요함을 규명했다. 그러나 힘을 전달받은 노치 수용체가 하위 신호 전달을 위해 필요한 두 차례의 순차적 효소 기반 분해 과정(proteolysis)의 기작은 잘 몰랐다. 

이번 연구에서는 첫 번째와 두 번째 분해 과정이 공간적으로 분리된 두 가지 다른 공간적 구역에서 일어나며, 세포 사이의 상호 작용을 조절하는 ‘접착 연접(adherens junction, AJ)’이 이러한 공간적 구역을 형성하는 구조임을 규명했다. 특히 첫 번째 절단 과정을 거치기 전의 단백질은 두 번째 과정이 일어나는 구역으로 들어가지 못함을 발견했다. 

또한 알츠하이머 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가 순차적 단백질 절단 과정에 의해 형성된다는 걸 밝혀냈다. 이 과정을 조절해 아밀로이드 베타의 양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추후 알츠하이머 질환 연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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