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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면 대혼란 … 고등교육 큰 그림 時急
이대로 가면 대혼란 … 고등교육 큰 그림 時急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6.06.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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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는 어디로 가는가 (2) 한국 직업교육체계의 문제점

고등직업교육에 대한 사회 요구는 높아지고 있지만, 체계적인 직업교육체제는 미흡한 실정이다. 여전히 직업교육은 ‘직업 훈련’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고, 기업체 근로자나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평생 교육차원의 교육기관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력주의 병폐는 직업교육체제 내에서도 ‘학사학위’ 과정을 좇아 명암을 갈라놓고 있다. 기업체가 운영하는 교육기관뿐 아니라 정규 고등교육단계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산업대는 설립목적과 달리 일반 종합대학으로 변모하고 있고, 4년제 대학도 취업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대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전반적인 고등교육체계의 개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①전문대가 사라진다   
②한국 직업교육체제의 문제점   
③선진 외국의 직업교육체제  
④고등교육체제 어떻게 개편할 것인가

 

직업교육체제가 겉돌고 있다. 직업교육에 대한 요구는 중등교육단계에서 고등교육단계의 심화과정으로 모아지고 있지만 고등직업교육체제는 형성돼 있지 않다.


직업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실업계 고등학교는 완전교육을 수행하는 종국교육기관으로 머물러 있다. 실업고와 전문대의 연계 교육도 원활하지 않다.


오히려 참여정부와 정치권의 인식은 여전히 ‘실업고’의 정상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 2004년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는 ‘21세기 지식기반 사회를 위한 직업교육체제 혁신방안’에서 실업고를 중심으로 한 직업교육체제를 제안한 바 있다. 전문대는 근로자 재교육과 계속 교육 강화 등 지역사회 평생직업교육센터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지난 3월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정책협의회에서 실업고 졸업생의 대학입학 특별전형을 정원 외 3%에서 5%로 확대 결정하고,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오는 2008학년도부터 적용키로 했다. 사회 양극화 해소책의 하나로 제시된 것이었다. 실업고의 교육목적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직업교육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것을 또 한 번 보여줬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 고등직업교육체제의 현황을 총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우선, 고등직업교육을 수행하는 교육기관이 분산돼 있다. 문제는 설립목적에 어긋나게 되거나 중복현상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역대 정부에서 ‘직업교육의 중추기관’으로 내세웠던 전문대는 고등교육법 제 47조에 ‘사회 각 분야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이론을 교수·연구하고 재능을 연마하여 국가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전문직업인 양성’이라고 그 교육목적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빛 좋은 개살구다.


이미 4년제 대학에도 전문대의 특성화 영역 학과들이 속속 개설되고 있고, 취업교육을 강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 실업고와 전문대의 계속 교육을 담당할 목적으로 설립된 산업대도 이미 일반 대학화 된지 오래다.


김호동 서울예대 교수(디지털미디어학부)는 “예전에는 실업고와 전문대가 직업교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4년제 대학이 직업교육을 하고 있다”면서 “일반교육과 직업교육의 경계가 무너졌다. 취업을 위해 2년제 전문대에 간다는 것은 옛말”이라고 현실 진단을 내렸다.


교육인적자원부 내에서도 여전히 혼란스럽다. 고등교육법에는 전문대와 산업대가 크게 ‘직업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돼 있지만 전문대는 지난해 8월 평생학습국 내에 전문대학정책과를 두고 있고, 산업대는 대학지원국 대학정책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또, 고등교육법에 근거를 둔 기술대학은 평생학습국 내에 산학협력과에서 맡고 있다. 직업교육을 총괄하고 통일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교육부가 관할하고 있는 직업교육기관은 이들만이 아니다. 평생교육법에 따라 사내대학과 원격대학도 개설돼 있다. 또, 노동부가 관리하는 한국폴리텍대학도 있다.


예전 24개 기능대학과 21개 직업전문학교가 통합돼 전국에 11개 대학이 설립됐다. 한국폴리텍대학은 다기능 기술자와 기능장 등 고급 기능 인력을 양성하는 곳이다. 과학기술부에서도 사내기술대학을 관장하고 있고, 산업자원부는 지난 1997년 한국산업기술대를 설립했다.


이 가운데 기술대학(한진그룹 정석대학)과 사내대학(삼성전자 공과대학교), 사내기술대학(LG CNS 기술대학원)은 기업체가 운영하는 직업교육기관으로 각각 한 곳씩 운영되고 있다.


눈여겨 볼 것은 각 직업교육기관마다 ‘학사학위’ 수여 여부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업체가 운영하는 교육 기관 중에서도 학위여부에 따라 존폐가 결정되고 있는 것이다. 학위과정이 없는 과학기술부의 사내기술대학은 지난 2002년까지 14개까지 늘었지만 2006년 현재 LG CNS 기술대학원 한곳만 남아있다. 과학기술부 관계자는 “대부분 휴교하거나 폐교됐으며 학위취득이 가능한 ‘사내대학’으로 전환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기술대학인 한진그룹 정석대학은 전문학사학위와 학사학위 과정을 개설해 두고 있으며, 사내대학 1호인 삼성전자 공과대학은 학사과정은 물론 석사·박사학위과정까지 운영하고 있다.


‘직업교육의 중추기관’으로 추켜올렸던 전문대는 전문학사학위과정만 개설돼 있다. 전문대가 위기를 거듭하고 있는 현실적인 이유는 ‘학사’학위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직업교육기관들과 형평성을 따져보면 그렇다. 그러나 ‘학위’를 좇는 직업교육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직업교육체제가 부실하다는 뜻이다.


김신일 서울대 교수(교육학)는 “전체 고등교육체제 개편에 대한 논의 없이 전문대 문제 해결은 어렵다”면서 “더 늦기 전에 전체 고등교육체제 개편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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