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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필요한 두 가지는 행복과 사랑
인생에 필요한 두 가지는 행복과 사랑
  • 김병희
  • 승인 2023.01.05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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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광고로 보는 시대의 표정⑭ 김형석의 『김형석 에세이 전작집』

2023년 새해, 김형석(1920~) 전 연세대 교수께서 104세가 되신다. 지난 2016년에 『백년을 살아보니』라는 에세이집을 펴내 다시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104세에도 여전히 글을 쓰고 있는 김 교수님의 50대로 되돌아가 보면 어떨까?

척박했던 1960년대에 『고독이라는 병』(동양출판사, 1960)과 『영원과 사랑의 대화』(삼중당, 1961)라는 그의 에세이집이 나오자 순식간에 70만부를 돌파했다. 그 후 인생과 철학에 대한 깊이 있는 에세이를 써내 마침내 『김형석 에세이 전작집』 10권(1970)을 출간하기에 이른다. 

도서출판 삼중당의 『김형석 에세이 전작집』 광고(동아일보, 1970. 6. 9.)는 책 제목을 헤드라인으로 부각시키고 실물을 바로 아래에 배치하는 책 광고의 전형성을 보여준다. “목마른 나무 같은 오늘의 세대에게 삶의 양식을 불러주는 지성인의 에센스”라며 책의 성격을 규정했다.

도서출판 삼중당의 『김형석 에세이 전작집』 광고 (동아일보, 1970. 6. 9.)

지면 오른쪽에는 “『영원과 사랑의 대화』로 에세이 부움(붐)을 일으켰던 필자가 70년대를 사는 지식인에게 던지는 사색의 일대 향연(饗宴)!”이라고 설명하며, 본문 중의 한 구절을 소개했다. “참으로 인간은 모순과 부조리로 가득 찬 존재이다. 생각하면 할수록 풀릴 바 없는 수수께끼이며, 사랑하면 할수록 비참해지는 저주받은 존재이다. 애착과 신뢰를 두어 볼수록 공허와 환멸을 자아내는 존재이다.”

4×6 판형의 호화 양장에 각권마다 케이스가 있으며 한 질에 9,000원이라는 정보도 제공했다. 신문의 5단 광고를 이처럼 깨알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많지 않으리라. 

지면 왼쪽에는 10권의 특성을 각각 한 줄의 카피로 설명했다. 제1권 『영원과 사랑의 대화』에서는 “인생은 무(無)와 유(有)의 교차로에 선 존재”라 했고, 제2권 『정과 인식의 계절』에서는 “철학은 우리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를 따져봤다.

제3권 『오늘을 사는 지혜』에서는 “우리에게서 시간이란 무엇을 뜻하는가”를 설명했고, 제4권 『시간이 남긴 유산』에서는 “우리는 어디에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설파했다. 제5권 『마음의 고향을 찾아서』에서는 “눈에 보이는 것과 마음에 비치는 것”을 비교했고, 제6권 『영원과 사랑의 대화 이후』에서는 “운명의 손이 우리를 두드릴 때”를 포착하라 했다.

제7권 『고독이라는 병』에서는 “위인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짚어냈고, 제8권 『현대인과 그 과제』에서는 “인간은 어떤 문제를 지니고 있는가”를 분석했다. 제9권 『이성의 한계를 넘어서』에서는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제시했고, 제10권 『한 인간의 이야기』에서는 “학문과 생활의 주변(周邊)에서의 갈 길”을 따져 물었다.   

제1권인 『영원과 사랑의 대화』에는 다시 시작하는 인생, 고독의 피안(彼岸), 행복이란 무엇인가, 칸트와 신문배달, 전통과 창조, 정의와 사랑 같은 주제의 글이 실려 있다. 이 책에서는 허무와 절망감에 방황하는 세대에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인생을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첫 에세이집인 『고독이라는 병』에서는 해방과 전쟁을 겪으며 가족과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짙은 향수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다른 8권의 에세이에서도 감각적인 문체로 시대의 아픔을 위로했다.

동양출판사 『고독이라는 병』 초판의 표지 (1960)

김형석 교수의 에세이를 언급하는 자리에서 숭실대의 안병욱 교수와 서울대의 김태길 교수의 글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세 분은 철학자이자 에세이스트요 친구 사이였다. 박숙자 교수(2020)는 「수필의 시대」라는 논문에서, 김형석은 역사적 체험에 근거한 위로와 극복의 서사로, 안병욱은 민족주의에 근거한 자기 수양과 소명의 논리로, 김태길은 소시민의 삶을 객관화하는 성찰과 유머로 1950~1960년대 공론장의 결락(缺落, 있어야 할 부분이 빠지고 떨어져 나감)을 메웠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형석의 에세이는 1960~1970년대에 교양에 목말라하던 사람들을 위로하며 인생의 의미와 참 가치를 생각하도록 했다. 시적이고 감성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그의 에세이는 사소한 일상에 나타난 진리의 아름다움에 주목했다.

10권의 에세이 전작집에서 저자는 어려운 시대를 살아갈지라도 행복과 사랑의 중요성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시대의 표정을 제시했다. 사소한 일상사를 건드린 그의 에세이에서 사람들은 삶의 아름다움을 찾으려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삶의 본질을 성찰하려고 애썼다.

어떤 학자는 김형석 교수께서 논문은 거의 쓰지 않고 에세이만 썼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대중과 소통하는 철학도 가치 있기에, 내 생각은 다르다. 오래 산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겠지만 좋은 일을 하며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분명 축복이다.

저자는 『백년을 살아보니』에서 인생을 두 문장으로 표현했다. “나는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십시오.” 저자는 모든 사람이 걷는 인생의 길을 자신도 걸었지만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에 차이가 있었고, 어떻게 살았는가를 묻는다면 사랑하기 위해 살았다며 지나온 인생을 회고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행복과 사랑이란 가르침이었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편집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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