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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해지고 빈번한 태풍, 한반도에 가까워지고 있다
더 강해지고 빈번한 태풍, 한반도에 가까워지고 있다
  • 정용승
  • 승인 2022.12.1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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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_ 지난 9월 연이은 3개 태풍이 주는 교훈_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 

지난 9월, 제11·12·14호 3개의 태풍이 불과 2주안에 한반도를 상륙하거나 주변을 지나갔다.  한국, 일본, 미국 3국의 태풍 예보는 한반도 태풍 상륙 및 주변 통과 진로가 서로 비슷했고, 비교적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였다. 물리학 방정식을 이용한 초대형 전산기의 수치예보는 종래 예보관의 주관적 예보법으로는 추종을 불허하였고, 3개 태풍 중심의 진로 예보는 실제 관측 지점과의 오차가 100km 이하였다.   

태풍 제11호 중심이 9월 5일 경남 거제도 부근에 상륙한후 포항지역을 지나며 많은 강우량과 강풍으로 포항과 울산 등 곳곳에 막심한 피해와 인명을 앗아갔다. 한편, 제12호는 중국 상해와 청도를 지나며 그 태풍으로 9월 16~17일 서해안에 남풍이 강하게 불고 중부지방에도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 갔다. 연이어, 제14호 태풍은 9월 18일 오후 5시 일본 큐슈 남해안에 상륙하며 일본 중부 지역과 북부의 센다이 남부를 관통했다. 부산과 경남 동~남해안에 강우량 50mm 이상과 강풍 피해 및 너울 성 파도와 해일이 발생되었다.  

지난 11호 태풍의 발생과 한반도로 상륙까지 한국과 일본 기상청 및 미국 태풍센터 3국의 태풍 진로 예상도는 발생 초기인 8월 28일부터 서진하고, 9월 2일에는 대만 남동 해상에서 북으로 전향한 다음 9월 6일 경 한반도 남동 지역의 부산 부근을 지난다고 했다. 5일 전부터 예보된 중심에서 약 100km 이내로 태풍 중심이 지나가면 그 예보는 훌륭한 것이며, 이는 태풍의 영향 반경이 300~500km 이상이기 때문이다.

제11호 태풍이 지나 온 태풍 경로 지역에 국지적으로 초속 10~40m 강풍이 불었고 특히, 포항 경주지역에 단 15시간 이내에 폭우가 200~350mm를 퍼부었다. 작은 하천이 범람하며 도시내 하수도 체계가 마비되고 사망이 12명이나 발생했다. 도로와 건물 지하에 홍수 물이 차 인명 10명을 잃고 수천억원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 그 피해는 태풍의 직접적인 것이 있으나, 사전 인적 관리의 부실에서 결과된 것으로 지하주차장에 내려간 것이 그 원인일 수 있으므로, 2차적인 인재는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인적 물적 피해를 당한 지역 국민에게 심심한 조의와 위로를 보낸다.  

제11호 태풍이 몰려오는 9월 5일 당일 밤 대통령을 위시해 행안부 등 관련기관에서 철야 야근을 하였고, 혼연일치의 사전 예방과 준비가 없었던들 그 피해는 더 막심 했을 것이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등 고문헌에는, 하늘이 노해 꽈당탕한 다음 갑자기 사람과 가축 및 초가 5만이 홍수에 떠내려 간 기록이 여러 개 있다.

지난 11호 태풍 사례처럼 5~7일 전부터 거대한 태풍이 온다고 사전에 예보와 경보를 내려 피해를 줄였음은 현대 과학문명의 혜택이다. 그러나, 비방과 질타만 흔할 뿐, 태풍의 예보와 사전 준비 및 예방 조치가 잘되어 피해가 적어 만족하다는 서양의 흔한 인정과 감사의 표시는 거의 없었다.   

제12호 태풍은 중국 동해안의 상하이 등 인구 밀집 지역을 지남에 따라 막심한 인적 물적 피해가 있었을 것이며, 미디어 서비스의 미흡으로 상세한 관측과 피해정보를 얻을 수 없다. 중국 우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현황이 알려지지 않은 것처럼, 제12호 태풍의 중국 상륙과 피해 현황이 어려우나, 그 태풍에서 500~800km나 떨어진 우리 서해안에도 너울이 치고 경미한 강풍 피해가 있었다.  

제14호 태풍은 매우 강력한 초대형으로 9월 18~19일 일본남서 큐슈 남단에 상륙 후 일본 중부를 거처 북해도까지 폭풍우 피해가 기록적이었으며, 초속 50m 이상 폭풍에 1일 폭우 726 mm가 발생하였다. 4일에 1천mm도 기록되었다. 사망 2명과 재산피해 수조원이 발생되었다. 제14호 태풍은 11호 보다 그 강도와 규모가 더 크며, 반경이 400km 이상으로 일본 국토의 대부분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일본은 고작 2명의 인명 피해에 비교하여 그 인구가 한국의 약 2.5배이지만 한국의 작은 경북도에 인명 피해가 12명으로 훨씬 더 크다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큰 교훈을 준다. 태풍 주의보와 경보가 발표되면 일본과 미국 시민들은 실내에 머물며 만일의 재해 발생을 기다리고 대비한다. 우리는 하던 일을 계속하고, 심지어 여수 오동도에 파도와 강풍 구경 나가는 등 중요한 예보와 경보도 무시하는 경향이 강해 폭풍과 홍수 피해를 더 당한다.  

3개의 태풍이 상륙하거나 지나가도 대부분의 도시와 평지에는 폭풍우 피해가 적어서 많은 시민들은 실망하거나, 무서운 현실을 직감하지 못하고 대수롭지 않다고 행동한다. 그러나, 그 예보는 언덕, 도서, 야산, 해안에 발생 가능한 국지적인 최대 값이며, 10번에 1번이라도 피해의 발생이 가능하므로 선진국민들처럼 절대적으로 존중돼 피해를 크게 줄여야 한다.

태풍은 단한번에 인명을 앗아가고 수천 수조원의 피해가 매번 발생하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인명의 가치는 매우 고귀한 것으로 늘 강조되고 있다. 제11호와 14호 태풍을 비교하여, 그 피해가 일본보다 한국의 작은 남동해안 지역을 통과한 곳이 더욱 크다는 것은 향후 태풍의 대비를 더욱 과학적이고 이지적으로 해야 한다. 

지난 9월 26일 대서양의 쿠바를 강타한 후 초토화시킨 허리케인 Ian이 9월 28일 미국 플로리다 남서에 상륙 전, 주지사는 주민들에게 위험지역에서 즉시 대피하라고 지속적으로 모든 보도망에서 호소하고 있었다. 3일 전 예보는 Tampa 남쪽 상륙지점과 약 200km 빗나갔다. 여러 곳에 5~6m의 해일과 초속 55m 이상의 폭풍우가 덮쳐, 10월 6일 오전 현재 사망자 미국 120명 이상과 쿠바에도 3명이 집계되었다. 피해지역의 지면 고도는 해수면 보다 겨우 0.9~3m 높으므로 2~4m 높이의 바닷물에 수장된 결과이다. 그 태풍 강도이면 한국에서는 수 100명 사망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후온난화에 따라 빈번한 태풍이 더 강해지며 발생지역이 한반도에 가까워지고 있다. 해발고도가 7m 이하인 곳은 흙을 채우는 복토를 10m 이상 해야 한다. 한반도는 태풍과 강한 저기압의 통로에 있어 필수적인 예방이 필요하다. 태풍은 6월 ~ 9월의 여름철 우기에 주로 발생되며, 태풍의 진로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등 자연의 섭리를 극복할 수 없다. 아직은 태풍에 순응하고 적응하며 피해를 ‘유비무환의 철학’으로 예방하고 대처함이 최선의 방법이다.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 
한림원 종신회원이며 한국교원대 명예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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