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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 시선(전 8권)
괴테 시선(전 8권)
  • 최승우
  • 승인 2022.12.02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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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 임우영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88~948쪽

독일의 시성(詩聖) 괴테가 83년 생애동안 쓴 시모음집이 괴테 시선으로 출간됐다. 지만지(대표 박영률)가 지난달 30일 완간한 괴테 시선(전 8권)에는 괴테가 일곱 살 때 새해를 맞아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위해 쓴 <1757년이 즐겁게 밝아 올 때…>부터 1832년 3월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쓴 <시민의 의무>에 이르기까지의 주옥같은 시들이 시기별로 나누어 수록돼 있다. 괴테 시선은 2014년 12월 기획 이후 약 8년 만에 완성됐다. 

온순한 크세니엔 등 … 국내 최초 완전한 형태로 소개

괴테 시선은 괴테가 쓴 모든 시를 담은 ‘괴테 시 전집’은 아니지만, 괴테가 쓴 전체 시의 약 80% 정도에 해당하는 중요한 시를 모두 소개했다. 특히 베네치아 에피그람과 에피그람 유고들 및 기타 에피그람, 크세니엔이나 온순한 크세니엔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완전한 형태로 소개한다. 
저본은 “함부르크판 괴테 전집(Goethe. Werke. Hamburger Ausgabe)”을 기본으로 하되, 이후에 나온 여러 전집 판본을 참고해 보완, 교감했으며, 함부르크판에 누락된 크세니엔(괴테 시선 4), 서동시집(괴테 시선 6), 온순한 크세니엔(괴테 시선 8) 등은 바이마르 전집(Weimarer Ausgabe)을 참고했다.

한국괴테학회 회장을 지낸 임우영 한국외대 교수(독일어과)가 번역을 맡아 시의 운율과 해학을 살렸으며 자세한 해설과 주석으로 작품을 좀 더 정확하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임 교수는 “당시 시대 상황과 작품의 배경, 인간관계, 작품이 풍자하는 대상 등을 이해해야 괴테 시를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라면서 문학은 물론 자연 과학, 정치, 철학, 의학 등 다방면을 깊이 모색했던 그의 삶과 사상이 시 안에 녹아 있다고 말했다. 괴테 시선은 독일어와 우리말의 언어 차이로 시적 감성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한 그간 번역본들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괴테학회 회장 지낸 임우영 교수 번역, 8년 만에 완간

임 교수는 ‘신’이라는 ‘형이상학적 존재’를 인간의 인식력으로는 완전히 알 수 없지만, 오로지 선한 행동을 통해서 보다 숭고한 존재인 ‘신’을 “예감”할 수 있다는 생각이야말로 방대한 괴테 문학을 관통하는 메시지이며, 이러한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것이 괴테 시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한 번 읽어서는 그 깊은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라면서 “시를 읽고 스스로 의미를 파악하려 시도한 뒤 해설을 읽고 다시 한번 읽어 보라”고 조언한다.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이듯이 읽고 또 읽으면서 의미를 여러 번 되새기다 보면 해설과 상관없이 독자 스스로 그 시의 의미를 도출해 내게 되고, 마음에 들고 공감하는 구절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소년이 보았네/ 들에 핀 장미화/ 그렇게 어리고 아침처럼 고와/ 가까이 보려 서둘러 달려가/ 너무나 즐겁게 쳐다보았네/ 장미화야, 장미화야, 붉은 장미화/ 들에 핀 장미화.-<들장미(Heidenröslein)> 중에서.

괴테 문학의 진수는 소설보다 ‘시’
우리나라에서 괴테는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나 희곡 파우스트를 쓴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는 세계 3대 시성으로 꼽힐 만큼 출중한 시 세계를 자랑한다. 괴테 문학의 진수는 시에 있다고도 할 수 있으며 그의 시는 슈베르트의 가곡 <들장미>를 비롯해 모차르트, 베토벤, 슈만, 멘델스존, 리스트, 브람스 등 수 많은 거장들에 의해 음악으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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