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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移職 교수 중징계 교권 침해”
“移職 교수 중징계 교권 침해”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6.05.08 00:0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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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교수회, 징계 취소 및 징계제도 변경요구…본부“소청위 결정 기다리자”

영남대 대학본부가 다른 대학으로 이직한 5명의 교수들에게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내린데 대해 이 대학 교수회는 ‘교권 침해’라며 강력 반발, 재발 방지대책을 수용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영남대는 총장이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임시이사 파견 대학이라는 점에서 총장의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한 총장 견제기구가 필요하다고 교수회는 강조하고 있다.

영남대 교수회(의장 황평, 기계공학부)는 지난 2일 학기중에 이례적으로 1백30여명의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임시 총회를 열고 △징계 취소 및 소청의 합의 취하 △총장 공개 사과 △교육지원처장 사퇴 및 처·실장 임명동의제 제도화 △교원징계위원회 제도 변경(교수회, 과반수 이상의 징계위원 추천) △임용 계약서 독소조항 폐지 △교수회의 실질적인 심의권 행사 및 합리적인 대학평의원회 구성 등을 대학본부에 촉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황평 교수회 의장은 “사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대학본부의 조속한 조치를 기대한다”면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시 임시 총회를 열거나 인터넷 투표를 통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황재석 교육지원처장(기계공학부)은 “총장도 징계위원회 결정 사항에 대해 통보만 받을 수 있을뿐 사후 취소 등 변경이 불가능하다”면서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재심이 청구된 만큼 재심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결과에 따른 행정소송이나 민사소송에 대해서는 논의한 적이 없다”라고 대학본부측 입장을 전했다.

황 처장은 또 “로스쿨, 누리사업 등 대형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직을 허용하기 어려웠다”는 사정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영남대의 이직 교수 중징계 결정은 교수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직업이탈의 자유를 무시한 교권 침해라는 지적이다.

영남대 교수회 내 ‘교권옴부즈만’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징계를 받은 이직교수 5명은 수면장애와 대인기피증, 정신적 스트레스, 체력저하 등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회는 “3개월 전에 사직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3개월간 근로를 해야 하고, 근로를 하지 않으면 근무지 이탈, 근무 태만, 겸직금지의무위반으로 징계를 내려 교수사회에서 축출할 수 있다면 이는 ‘강제노동’과 마찬가지”라며 “인간존엄성을 규정한 헌법 제10조와 강제근로금지를 규정한 ILO 국제규범과 근로기준법 제6조 등을 위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3월1일자 신규임용교원과 4월1일자 승진임용교원과 체결한 계약서에 “개인적 사정에 의한 계약의 해지를 요청하더라도 학기 중에는 사직할 수 없으며, 계약의 해지를 원할 경우 반드시 3개월전에 요청해야 한다”는 문구를 추가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이 대학의 한 교수는 “우월적 지위를 가진 대학이 교수 개인을 상대로 비현실적인 요구를 하고 있으며 직업선택의 자유를 무시해 ‘인권 침해’ 요소가 다분하다”라고 비판했다. 교수회도 “학교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문제라고 하더라도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처리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영남대는 지난 1월말까지 이직 의사를 밝힌 교수들에게 사직 유예 요청을 여러 차례 했고, 사직 처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다른 대학으로 옮겨 간 교수에게 ‘근무 태만’ ‘직장 이탈’ 등의 이유를 들어 지난 3월 31일자로 파면(3명), 해임(1명), 정직(1명) 등 중징계를 내렸다. 이들 5명의 이직 교수들은 다른 대학에 임용됐으며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무효 확인’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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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06-05-17 00:05:13
조직을 무단이탈하였으니, 해꼬지를 당해야한다는 논리인것 같네요.

김원일교수 2006-05-15 17:56:34
이직 했다고 파면 통고라니..
참 대학사회가 말이 아니군,, 징계위원회 교수가 누구인가 보고, 형사고발조치하기 바랍니다

고발후 손해배상처리 등을 추가하시면 됩니다.

참으로 참담합니다. ㅋㅋㅋㅋ
교수라는 직업에...

나한테 걸렸다면 벌써 처리될 일인데.. 교수분들이 양반이다 보니....이런일이..

시간강사 2006-05-12 11:53:48
아직도 이러한 봉건주의적 사고방식이 팽배한 대학이 존재하는 군요. 안타깝습니다. 영남대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나 봅니다. 앞으로 교수들 강제 명예퇴직도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던데요..

아무개 2006-05-10 13:07:51
급여도 많이 주고 교수복지도 좋은 대학이라고 평소 믿어왔는데 그렇지 않은 모양이군요.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