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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처우개선, 고등교육 재정으로 해결해야”
“강사 처우개선, 고등교육 재정으로 해결해야”
  • 강일구
  • 승인 2022.11.22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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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고등교육 특별회계’ 제정으로 강사 처우개선 주장
민형배 의원은 ‘강사제도’ 근본적 해결 방안 촉구
지난 21일 국회에서는 '대학강사가 살아야 대학이 산다'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강사 문제 해결을 위해 모인 각 주체들은 고등교육재정이 확대가 전제돼야 강사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했다.

기획재정부가 강사 처우개선 예산을 지난해처럼 전액 삭감하고, 강사들은 다시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한 가운데, 지난 21일 국회에서는 강사·대학·교육부 관계자가 모여 강사제도 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진균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대외협력위원장(성균관대)은 강사의 방학 중 임금과 퇴직금 문제에 대해 따졌다. 김 위원장은 “임용계약으로 정할 ‘임금수준’의 합의 기준은 액수인데, 정부는 임금 지급 기간으로까지 확대해석하고 있다”라며 방학 11주 중 2주치에 대해서만 임금이 지급되는 상황에 대해 한탄했다. ‘고등교육법(14조의2)’은 “강사에게는 방학기간 중에도 임금을 지급한다. 이 경우 임금수준 등 구체적인 사항은 임용계약으로 정한다”라고 돼 있는데, 임금 적용 기간에 대해서도 교육부가 관여한 것은 잘못됐다는 의미다. 

현재 강사가 받는 방학 중 임금은 개강 전 1주의 강의 준비 수당과 종강 후 1주의 성적 평가 수당에 불과하다. 강사 퇴직금 문제에 대해서는 5시간 이상을 강의하는 강사가 퇴직금을 못 받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강사법 시행 이후 한 대학에서 주 5시수 이상 강의를 하는 강사는 퇴직금을 받는다. 그러나 강사가 두 대학에 걸쳐 주 5시수 이상 강의를 할 경우 한 대학에 5시수 이상 강의가 없으면 퇴직금을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강사는 특수고용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쪼개기 노동’의 피해자라고도 말했다. ‘쪼개기 노동’은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노동법이 보장하는 주휴수당, 연차수당, 퇴직금, 실업수당 등을 주지 않기 위해 노동 시간을 줄이는 것을 가리킨다. 대학이 5시간 미만의 강의를 강사에게 할당함으로써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노동시간 쪼개기 문제에 대해 “모든 노동자에게 퇴직금과 국민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격을 적용하고 사업장에서 각자 부담을 지우게 하는 방향이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강의료 인상과 관련해서는 강사의 임금 자체가 적다는 것과 국공립대와 사립대 강사 간 격차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그는 “2022년 1학기 대학 강사의 강의료는 평균 6만7천400원이라며 최대시수인 9시수 강의를 했을 경우 1년에 1천819만8천 원”이라며 “2023년 최저임금 9천620원 기준 연봉 2천412만6천960원에도 턱없이 미달한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처우개선 예산을 대폭 확대해 국공립과 사립대학 소속 강사 간 격차를 해소하거나 교육부가 직접 사업으로 강사 전원에게 보편적 연구비를 지급해 임금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명환 전국교수노조 부위원장(서울대 영어영문학과)은 비정규직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철폐가 개혁의 목표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자신이 학위논문을 쓰러 갔던 1990년대 초 미국과 근래 연구년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받았던 강사료가 동일했다며 미국도 30년 동안 시간강사료가 동결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비정규교수에 대한 차별은 우리나라 대학의 후진성만이 아니라 범세계적인 경향도 있다며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10개 대학과 맨하튼의 뉴스쿨에서 강사를 비롯한 비정규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비정규직 문제 대안으로 김 교수는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회적 합의 도출과 개혁 주체 형성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교수노조 격인 AAUP(The American Association of Univeersity Professors)도 대학마다 다르지만 비정규교수의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정규직 교수들이 비정년계열 교수나 비정규교수와 연대할 때 기득권 집단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개혁의 주체로 탈바꿈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비정규교수노조는 국회 앞에서 강사 처우 관련 예산만이 아니라, 강사 제도의 전면적 개혁을 위해 농성을 하고 있다.

백정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구소장은 교원제도와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정부 지원 확대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백 소장은 대학도 방학 중 임금 지급에 따른 재정 부담과 산정에 명확한 기준이 없어 임금 결정에 어려움이 있고, 명목에 맞는 지원을 위해서는 대학 재정의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등록금이 동결된 가운데 강사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정부의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정부 지원을 촉구하며 강사 간 강의료 격차를 들기도 했다. 2022년 평균 강사료는 6만7천400원인데, 국공립대 평균 강사료는 8만9천400원 사립대 평균은 5만6천400원 이라고 했다. 또한, 사립대학 간 격차도 최소 2만6천100원에서 최대 8만1천5000원까지 발생한다고 밝혔다.

백 소장은 “고등교육재정이 마련되면 사립대학의 방학 중 임금, 강사료 인상 등 강사의 처우개선을 위해서도 활용될 필요가 있다”라며 ‘고등평생교육특별회계’가 통과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강사법’이 1년 미만의 임용이 가능한 경우는 극히 일부만 운영되고 있다며 긴급하게 필요한 경우에 한정해 1년 미만 임용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는 강사 채용에 과도한 행정력이 투입되고 있다며 채용방식에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강사제도 개선을 위해 강사들에 대한 교수법 교육을 지원해 강사와 더불어 대학의 교육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했다.

홍정석 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 강사법분과위원장(동서울대)도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 신설을 통해 재정 확대가 돼야 강사를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 위원장은 “강사들은 인건비가 많은 분이 강의를 줄이면 된다고 이야기하지만, 본인 받던 급여가 있는데, 줄인다고 하면 대부분 ‘강의를 더 한다’라는 견해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등평생지원특별회계’가 통과됐을 때 인건비와 경상비에 대한 지원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야 강사도 도울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홍수영 교육부 대학교원지원팀장은 강사처우개선 예산과 관련해 “현재 상임위 예산심의 과정에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전액 삭감에 이어 올해 전액 삭감될지 몰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예산 심의과정에서 어떻게 변경될지는 몰랐다”라고 말했다. 강사 문제를 지속가능하게 풀어갈 수 있는 대안이 준비되고 있는 지에 대해선 “고등교육 주체들과 만나 이야기는 할 수 있지만, 아직 특정 방향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 교육위원회 민형배 의원(무소속)은 “문제가 터질 때마다 한 번씩 만나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 문제가 오랫동안 지속됐는데, 상황이 그대로다”라며 “당장은 처우개선 사업비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 주체들이 모여 강사제도개선발전협의체 등을 출범시켜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강일구 기자 onenin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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