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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 ‘우향 우’ 외치는 이스라엘, 중동 화약고 불씨 될라
[글로컬 오디세이] ‘우향 우’ 외치는 이스라엘, 중동 화약고 불씨 될라
  • 성일광
  • 승인 2022.11.24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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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_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책임연구원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는 초강경 노선 뿐만 아니라 부패정치로도 유명하다(왼쪽), 이스라엘 통곡의 벽을 지나는 랍비(오른쪽). 사진=위키백과

바야흐로 우파의 시대다. 이탈리아 총선에서 극우당 ‘이탈리아의 형제들’(Fdl)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파시즘에 뿌리를 둔 정당이 승리를 거머쥔 만큼 전 세계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4월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서 빅토르 오르반 극우 총리가 4선에 성공했다. 이스라엘에선 최장수 총리직을 역임한 우파 정치인 벤냐민 네타냐후가 다시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집권이 유력시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우파의 지지도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우파의 득세를 설명하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식량부족과 에너지값 상승에 따른 경기침체와 유럽지역의 난민과 해외 이주민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9년 뇌물, 사기, 배임 혐의로 기소된 네타냐후는 재판 중에 리쿠드당 대표로 선거를 이끌면서 이른바 ‘방탄용’ 총선을 치렀다는 비판에도 대승을 거뒀다.

만약 네타냐후가 연립정부를 구성해 총리가 된다면 유죄 확정이 선고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할 수있다. 이스라엘 우파의 집권이 매우 우려되는 것은 네타냐후 연정에 극우 정치인이 이끄는 종교 시온주의 정당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극우 정당인 ‘오쯔마 예후딧’ 당의 이타마르 벤그비르는 미 국무부가 1994년 테러 단체로 지정한 극우 유사 파시스트 단체 ‘카흐(Kach)’의 일원이었다.

카흐는 이스라엘 내 아랍인을 축출해야 한다는 아랍인 차별주의, 유대인 순혈주의를 주장한 유사 파시즘, 폭력의 정당화를 주장해 수많은 논란을 일으킨 위험천만한 단체였다. 벤그비르는 현재 카흐의 사상을 따르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줄곧 카흐를 창설한 극우 인물 메이르 카하네 추모 기념일 행사에 참석해 의심을 사곤 했다.

극우 정당을 포함한 네타냐후 연정을 우려하는 이유는 사법체계를 파괴하거나 팔레스타인과 관계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재판 중인 네타냐후가 자신에게 향하고 있는 검찰 수사의 칼날을 무마하기 위해 형법체계를 바꾸려는 극우당을 방조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돈다. 네타냐후와 연대 하는 극우파 지도자 베짤렐 스모트리치는 정치 시스템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사기와 배임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모트리치는 이스라엘 사법체계는 우파 정당과 우파 정치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꼭 변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극우파는 또 이스라엘 의회인 크네세트에서 통과된 법률안을 대법원이 무효화시킬 수 있는 권한에 불만을 가져온 만큼 무효화시킨 법안을 다시 발의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려고 한다. 이들은 소수의 대법원 판사들이 사법체계를 쥐락펴락 하는 것을 고쳐야 민주주의가 회복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극우파들이 제정했지만 대법원이 무효화시킨 법안들은 문제의 소지가 많았다. 난민과 이주 신청자를 추방하기 전에 무기한 억류하거나, 정통파 남성의 군복무 면제, 팔레스타인 사유지에 세운 정착촌을소급해 합법화하는 법안이었다.

반네타냐후 진영의 의원들은 극우파들이 원하는 변화는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며 견제와 균형을 보장하고 있는 사법 체계를 뒤흔들 뿐만 아니라 삼권분립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극우파들의 득세는 사법 체계뿐만 아니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에 악영향을 준다. 2020년 아브라함 협정을 통해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한 UAE 역시 불만을 표시할 수 있다.

극우파가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을 대규모로 확장하거나 성전산내 유대인 활동을 더 증가시킨다면 팔레스타인 뿐만 아니라 UAE와 모로코와 이집트까지 자극할 수있다.

이런 소식과 함께 극우파 정치인 벤그비르가 치안부 장관직에 오를 가능성과 스모트리치가 국방장관직을 요구한다는 언론보도는 아랍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도 긴장시키고 있다.

벤그비르를 치안부 장관으로 임명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미국의 일부 상원의원은 벤그비르 임명이 양국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벤그비르가 지난 10일 카흐를 창설한 메이르 카하네 추모식에 참석하자 미 국무부 대변인 네드 프라이스는 “테러리스트 조직의 유산을 추모하는 행위는 혐오스럽다”라며 비판했다. 미국의 유력 유대인 단체 반명예훼손연맹과 미국유대인위원회도 극우 정치인 벤그비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아랍의 봄 이전 중동유일의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임을 자부하던 이스라엘이 극우화로 가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극우파의 경거망동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2020년 체결한 아브라함협정 이후 불고있는 역내 화해무드에 찬물을 끼얹는 치명적인 실수가 될 것이다.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책임연구원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에서 중동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한국 이스라엘 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는  『Mamluks in the Modern Egyptian Mind: Changing the Memory of the Mamluks, 1919-1952』 (Palgrave MacMillan, 2017)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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