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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넘어선 현실계
상식을 넘어선 현실계
  • 최승우
  • 승인 2022.11.1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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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플루리 지음 | 임창석 옮김 | 에디투스 | 168쪽

라캉이란 이름이 붙은 책들은 한국에도 적지 않게 출간되어 있다. 다양한 저자와 다양한 분야에 걸친 라캉 연구서들은 현대의 사상적 조류에서 라캉 정신분석이 끼친 영향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라캉 원전의 더딘 번역과 현대 라캉주의 전체 모습을 살필 수 있게 하거나 그 정수를 이해하는 데 토대가 될 만한 텍스트는 드물다는 것은 늘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해석의 다양성은 당연히 열려 있어야 하지만, 현대적 상황과 대면하여 무엇이 진정으로 라캉적인 태도와 입장인가 하는 물음이 생략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이 결여는 언제까지 방치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찍이 라캉 세미나의 공저자였으며 라캉의 공식 후계자(라캉의 학통 인정이나 사위로서의 법적 적통 측면에서)로서 라캉 사상의 정통한 해설자로 인정받는 자크 알랭 밀레의 제자인 니콜라 플루리가 밀레의 사상적 개요를 정리한 『상식을 벗어난 현실계―자크 알랭 밀레와 라캉 오리엔테이션』은 현대 라캉주의의 중심 테마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출발점의 의미를 지닌다.

이 작고 간결한 책에는 현대 라캉파의 중심인물인 자크 알랭 밀레의 사상적 진화 과정을 알아 가는 흥미를 주며, 무엇보다 ‘라캉 오리엔테이션L'Orientation lacanienne’이라 부르는 밀레의 라캉 강의의 핵심적 개요가 잘 요약돼 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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