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전북도립미술관 「한봉림, 영원한운동」 초대전이 오는 25일 개막한다. 본 전시는 도예가 한봉림(1947~ )의 도예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하고자 한봉림 도조. 영원한 운동 「ceramic sculptor Han Bongrim: Eternal Movement」이라는 주제로 기획된 전시다.  

한봉림은 반세기 동안 자신 고유의 도조(ceramic sculpture) 미학을 왕성하게 전개했다. 이번 전시는 ‘영원한 운동’ 시리즈 외에 초기 작업, 그리고 ‘판’의 표면에 발현되는 회화적 이미지에 몰입하고 있는 최근 작업 등 한봉림 작품 세계의 전개 양상을 구성적으로 보여준다. 

미술가이자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총감독 안재영(전 청주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교수는 “한봉림은 무언가 끊임없이 갈구하는 인간이자 삶을 열정적으로 만드는 긍정적 에너지를 지녔다. 그는 교수였지만 권력이나 정치력을 발휘하지 않았고, 생각하는 본연의 사물을 찾고자 헤매는 순수한 예술가다. 전북도립미술관에서 「한봉림, 영원한 운동」전(展)을 주최하는 것은 도자 미술에 접근하는 그만의 독특함과, 전북현대도예의 역사와 오늘을 그를 지우고 논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한봉림 도예는 고답적인 틀을 벗어나 무언가 빨아들인다. 그가 만들어 낸 흙의 형상은 억지가 아니다. 그의 흙 판면의 감각적 심상은 활력적이다 못해 싱싱한 날 것의 맛이다. 도자 작품이라기엔 놀랍고, 몸짓과 응집된 힘의 발산을 통한 무작위적이고 불규칙한 행위가 판면 위에 흔적으로 남은 흙의 이미지에는 생생한 역동성이 운동한다. '색면추상'의 김환기, '단색화'의 박서보, 백남준의 '소대가리',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변기'가 있다면, 한봉림 도예에서는 「영원한 운동」 시리즈가 존재한다.

「영원한 운동」 시리즈는 시대가 요구하는 흙의 본질을 잘 간파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자 그만의 독특한 조형 실력을 끌어들인 작업이다. 매사에 그의 예술적 능력은 감상을 충분히 개진할 수 있는 부분에서 발현된다. 그의 흙 판(板), 마대, 뿔, 알, 페인팅, 도조, 얼굴, 설치 등의 작업을 보고 있노라면 자유로운 흔적이 어우러진 시적 단상과 예술적 의미를 느낄 수 있다”라고 평했다.

윤영필 학예사는 “현대도예가 자리 잡기 시작한 지 반세기를 넘겼다. 한봉림은 익산 원광대 도예과에 부임해 이후 한강이남 최고의 명문 도예과를 만들었다. 전라도에서 흙을 만지고 도예를 배웠다면 그의 손길을 안 거쳐 간 사람은 없을 정도다. 그는 항상 도자예술에 대한 끝없는 갈구와 확장을 보여줬고 도예를 진화시켜 나갔다.”고 설명했다. 

도예가 한봉림은 홍익대 공예과를 졸업하고 대한산업미술가협회 차석상(1975), 공간대상 도예상(1979)을 받은바 있으며 원광대 미술대학 명예교수이자 끊임없는 실험으로 미술계에 정평이 나있는 도예 거장이다. 

내년 3월5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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