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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 제2의 인더스 문명, 서구 세계를 잠식하다
[글로컬 오디세이] 제2의 인더스 문명, 서구 세계를 잠식하다
  • 최승우
  • 승인 2022.11.17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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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_이춘호 한국외대 인도연구소 HK교수
영국 제79대 총리 리시수낙은 인도계 영국인이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인도 이민자들이 설립한 미국 뉴저지 힌두교 사원이다. 
사진=위키백과

2022년 지난달 마지막 주의 전 세계 국제 뉴스는 인도계 이민자의 후손인 리시 수낙이 제79대 영국 총리로 선출된 기사로 도배됐다. 피지배자의 위치에서 과거 자신들을 지배했던 나라의 수장이 됐다라는 사실은 본토에 있는 수많은 인도인들에게 쾌감을 가져다 주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사실 세계 경제나 정치 무대에서 해외로 이주한 인도인들의 활약은 최근의 현상이 아니다. 2022년 현재 MS, 구글, 페덱스, IBM, 스타벅스 등 세계 굴지 기업들의 CEO는 대부분 인도인들이 장악하고 있다.

최근 해외로 이주한 일부 사람들은 자신들을 1세대 비거주자 인도인 NRI(Non-Resident Indian)이라고 하지만, 선조들이 오래전 해당 지역으로 이민을 간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PIO(People of Indian Origin)라 부르고 있다.

사실 디아스포라라는 용어는 해외에 거주했던 유대인들의 분산을 의미했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그 의미가 확장돼 국내 혹은 해외에 거주하는 이주자들을 의미한다. 해외에 거주하는 인도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역동적이며 오래된 디아스포라 공동체 중 하나를 구성한다.

 인도 디아스포라의 역사는 인더스 문명이 고대 메소포타미아 및 이집트와 교역했던 거의 4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19세기를 시작으로 근대에 들어오면 인도인의 해외 진출은 유럽 강대국들이 아시아 전역에 걸친 식민지 개척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19세기 후반 피지 사탕수수 농장을 시작으로 인도인들은 가이아나, 수리남, 트리니다드&토바고 및 동아프리카까지 진출했다. 

2차 대전 이후였던 1940년대와 1950년대에는 전후 노동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많은 인도인들이 서유럽으로 이주했다. 비슷한 시기에 중동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인도 출신의 많은 노동자들이 그 지역으로 이동했다. 

1960년대에 인도의 사회주의식 정치 운영 경제체제에 불만을 지닌 다수의 인도의 기술자들과 기업가들은 일자리를 찾아 미국으로 이주했다. 인도 북서쪽 펀잡 주에서 발생한 폭력을 피해 많은 수의 펀잡인들이 비슷한 시기 캐나다로 이주했다. 1990년 이후 현재까지 거의 30년간 인도는 비숙련적인 노동 이주는 물론 IT인력을 포함한 고도로 숙련된 지식인들이 해외로 이주했다.

21세기 현재 인도인들은 6개 대륙, 140개 이상의 나라에 살고 있다. 100만 명 이상의 인도인이 거주하는 나라는 12개국이 있으며, 그 중 인도인 거주자 수가 200만 명 이상되는 나라의 수도 4개나 된다. 2019년 유엔 보고서는 해외 거주 인도인들인의 수는 거의 1천750만 명이라고 적고 있다.

해외 거주 인도인들은 몇 가지 특징들이 있다. 그들은 사회 전반에 걸친 인프라의 우수성으로 그들이 거주하고 있는 국가에 거주하는 것을 선호하나, 본국으로의 송금은 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8년 인도 경제는 520억 달러의 외환 송금을 받았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그 액수는 증가일로에 있다.

인도 경제가 높은 성장율을 기록하면서, 더 많은 고용과 투자 기회가 인도를 매력적인 목적지로 만들고 있다. 따라서, 더 많은 NRI와 PIO가 다시 인도에 정착하고 있으며, 이는 아마도 인도에서 경험한 가장 큰 '귀환' 이민의 물결을 이루고 있을 것이다. 인도 정부 역시 이들을 위한 여러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면서 그들의 귀환을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귀환은 본국에 살고있는 원주민들 사이에서 종교적 관습이나 관행과 연관된 마찰이 일어나기도 한다. 미국을 포함한 해외에서 그들이 행했던 종교적 관습은 인도 내에서 보수적인 종교를 변화시키는 긍정적인 촉매제로 작용하기도 했다.

다문화 사회인 인도에서 이들 해외 거주 인도인들의 활약은 인도라는 나라의 또 하나의 정체성으로 점차 자리잡으면서 리시 수낙의 예에서 보는 것처럼 본국 뿐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 그 영향력을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 

 

이춘호 한국외대 인도연구소 HK교수
뉴델리 자미아 밀리야 이슬라미아에서 인도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산대 인도 비즈니스 학과 부교수를 지냈다. 주 관심사는 인도 이슬람 역사와 예술이다. 『인도조각사』, 『우르두어입문』 등의 번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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