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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경험’으로 확장하는 가상경제 메타버스
‘일상의 경험’으로 확장하는 가상경제 메타버스
  • 이재용
  • 승인 2022.11.16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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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리포트_블록체인과 암호자산⑦ 블록체인 기술과 메타버스

한국지급결제학회(회장 김선광 원광대 로스쿨 교수)와 교수신문은 미래 기술 ‘블록체인’의 사회·경제·법적 변화와 전망을 분석하는 ‘전문가 리포트_ 블록체인과 암호자산’ 연재 기획을 마련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암호자산에 대한 최신 트렌드와 이슈를 짚어보고,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다. 
암호자산의 등장 배경에서부터 암호자산의 법제화 방향, 블록체인과 금융서비스 혁신, 웹3.0에 대한 비판적 검토, DeFi 이해와 규제방향, 메타버스와 가상경제, NFT(대체불가능토큰)의 현황과 법적 과제, STO(증권형토큰)에 대한 이해까지 다룰 예정이다. IT 전문가 4명과 법학 전문가 3명, 업계 전문가 3명 등 10명의 필진이 참여한다. 

필자가 블록체인 기술을 실생활에서 처음 접한 건 수년 전 스마트폰 기본앱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보안 서비스를 탑재하는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볼 때였다. 관심을 가진 지는 오래 됐지만 네트워크에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고 검증함으로써 거래 내역의 투명성과 보안성을 보장한다는 개념이 쉽게 와 닿지 않았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관련 기술과 서비스가 탑재된다니 드디어 가시적인 서비스로 블록체인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다. 다만 지갑도 설치하고 테스트도 해 보았지만 암호 화폐 투자나 토큰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더 해 볼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블록체인 기술, 직접 체감하기엔 아직

지금은 어떨까? 각종 서비스의 백엔드에 블록체인 기술을 부분적으로 적용하는 시도가 있지만 이건 소비자가 직접 체감하는 서비스로 보기 어렵다. 웹3.0도 개인의 디지털 정보를 자산화하고 앱이나 브라우저에 설치한 블록체인 지갑에 저장해 별도의 중개 기관 없이 직거래를 한다는 경험을 일반인들이 체감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P2E 게임은 아이템이나 아바타를 NFT나 토큰으로 발행하는 블록체인 서비스라고 할 수 있지만 게이머들만 사용한다. 지금으로서는 NFT나 암호 화폐가 적용된 메타버스 서비스가 블록체인을 일상의 서비스에 적용한 가장 가까운 예로 보인다. 

메타버스를 엔터나 소셜 활동의 장 또는 게임을 함께 즐기는 서비스로만 생각한다면 블록체인과의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경제 활동의 장을 가상 공간까지 확대하는 가상 경제를 표방하는 메타버스 서비스들은 좀 다르다. 예컨대 미국의 디센트럴랜드는 가상의 공간에 NFT로 발행된 토지를 판매하고, 토지 구매자는 해당 공간에 쇼룸이나 매장, 카지노 등을 세워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역시 한계가 있다. 어떤 비즈니스가 일어나고 고객 경험이 어떻게 바뀌었다는 얘기보다는 토지의 가격이 몇 배로 오르고, 화폐 역할을 하는 암호 화폐 ‘마나’의 가치가 얼마나 올랐다는 것이 더 화제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 대상으로서 가치가 강조되지 인터넷 포털이나 커머스 플랫폼에서 경험하는 일상의 서비스로서 기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메타버스 서비스 듀플래닛 모습이다. 현실의 토지를 NFT 토지로 구축했다. 

거래 안전성·편의성에 기여하는 블록체인 기술

국내에서도 올해 9월에 런칭한 듀플래닛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실의 필지를 NFT 토지로 구축하고 여기에 커머스, 소셜 등 자신만의 가상 공간을 만들어 일상의 경험을 확장하고자 하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필자는 블록체인 기술이 투자 대상이 아니라 거래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제고하는 요소를 구현하는데 적용될 때 일상의 경험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 가상 자산의 급격한 가치 변동을 원하지 않는 사용자들까지 끌어들이고 블록체인 서비스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그 안에서 거래되는 디지털 자산의 가치도 함께 올라갈 것이다. 물론 토큰 이코노미는 활성화를 위한 참여자 보상 등의 수단으로서 계속 발전할 것이다.  

거래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제고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를 띄게 될까? 안전성 측면에서는 NFT가 대표적인 예가 된다. NFT는 투자상품으로서 디지털 미술품이나 수집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자산의 유일성과 거래 안전성을 보장하는 기술적 장치이다. 마치 초기 온라인 거래에서 공인인증서가 했던 역할과 유사하다. 또한 편의성 측면에서는 웹3.0으로 대표되듯이 참여자간 상품이나 디지털 자산의 개인간 거래를 활성화 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포털이나 커머스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국내에서도 출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모두 초기 단계이다. 인터넷을 이용하듯 자연스럽게 메타버스 공간 안에서 자신의 ‘부캐’인 아바타로 일상을 나누고 쇼핑을 경험하며 개인들이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는 시대가 곧 도래하기를 기대해 본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블록체인 기술이 될 것이다. 

이재용 (주)바이브컴퍼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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