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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란시인기념사업회, ‘민족 저항시인의 동아시아적 접근’ 출간
문병란시인기념사업회, ‘민족 저항시인의 동아시아적 접근’ 출간
  • 김재호
  • 승인 2022.11.04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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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히로오카 모리호 외 11인 지음 | 김정훈 엮고옮김 | 소명출판 | 452쪽

문병란시인기념사업회, 제2집 출간
한중일, 북한의 연구자에 의한 민족 저항시인 연구 고찰
이석성, 정우채 등 항일운동 발상지 나주출신의 저항시인 조명
박준채의 미공개 시편도 소개

한중일, 북한 연구자 12명이 이육사, 윤동주, 이상화 등 식민지기 저항시인을 연구한 『민족 저항시인의 동아시아적 접근』이 출간됐다. 문병란시인기념사업회가 민족저항 시인들의 주요 작품 모음집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에 이어 제2집으로 학술지나 문예잡지에 실린 동아시아 3국 연구자들의 논문, 평론 등이 한데 엮이고 번역되어 나온 것이다. 

『민족 저항시인의 동아시아적 접근』 광주학생독립운동 93주년에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주역으로 시를 쓴 독립운동가 박준채, 정우채, 그리고 나주학생운동의 주역 이석성을 최초로 연구, 분석한 책이다.

 

1부 ‘민주화와 통일을 위한 저항의 외침’에서는 일제강점기의 모순으로 드러난 군부독재 정권과 치열하게 맞서고 남북분단 극복을 위해 절절한 목소리를 토해내는, 현대사의 현장인 광주권 저항문학의 선두주자 문병란 시인, 송기숙 작가, 김준태 시인이 거론되었다.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와 히로오카 모리호 주오대 명예교수가 비교문학적 시점에서 문병란을 연구한 논문이 실렸다. 

나아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송기숙 작가를 회고한 ‘덕인·의인·작가 송기숙 선생을 그리며’가 소개되어 있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어서 사가와 아키(佐川亜記) 시인의 ‘김준태론―고난에서 창조로’, 와타나베 스미코(渡邊澄子) 다이토분카대(大東文化大) 명예교수의 ‘이회성 문학의 세계’가 게재되었다.
  
2부 ‘일제강점기 독립과 저항의 노래’에서는 일본, 중국, 북한의 연구자가 민족 저항시인들을 본격적으로 다뤘다. 민주화와 통일을 향한 외침을 기점으로 삼아 3국의 연구자들이 이육사, 윤동주, 이상화 등 식민지기 대표적 저항시인들의 독립 열망을 추구한 저항정신을 담아낸 것. 

사가와 아키 시인의 ‘이상화―저항과 부활의 세계성’, 아이자와 가쿠(愛沢 革) 시인의 ‘윤동주―시에 의한 저항의 충실과 고뇌’, 북한의 평론가 한중모의 ‘이육사의 문필활동과 시문학’, 김진태의 ‘이상화의 시문학’, 김재하의 ‘포석 조명희의 소설 연구’가 각각 실렸다. 그리고 최일 연변대 교수가 ‘이중의 디아스포라, 윤동주’, 김만석 전 연변대 교수가 ‘윤동주 동시와 그 문학사적 의의’에 대해 집필한 논고가 소개되었다.

3부에서는 항일 학생운동의 발상지인 나주지역의 발굴 시인 이석성, 정우채, 박준채가 고찰의 대상이 됐다. 조선 남부의 저항작가 이석성을 읽는다―발굴의 의미를 담아’, ‘정우채의 활동과 시편에 나타나는 저항정신’, ‘독립운동가 박준채가 남긴 시편에 대한 고찰―와세다대학 유학 시절의 작품을 중심으로’에 대한 연구가 실렸다.

그리고 가메다 히로시(亀田 博) 역사학자가 이석성에 대해 언급한 ‘조선 식민지기의 아나키즘 독립운동’에 대한 논고를 발표하고 있다. 3부의 말미에는 박준채의 미공개 시 31편(일본어 시 번역포함)도 소개돼 있다.

부록으로는 문병란 시인의 지론이 담긴 평론 ‘민족문학에 대한 서설’, ‘역사에 있어서의 시적 참여’, ‘민족문학으로서의 항일시’ 등이 ‘문병란 시인의 민족문학 서설’이라는 타이틀로 엮였다. 식민지기 대표적 저항시인을 표상으로 삼아 민족공동체 정신을 강조하던 문병란 시인의 주요 시론이 텍스트의 방향을 제시하며 한데 묶인 것이다.

리명한 문병란시인기념사업회 회장은 ‘서문’에 “당시의 시인들이 가혹한 식민지 조건 하에서 고난과 치욕이 서린 험한 파도를 어떻게 건너왔는지”를 살펴보며 “시 속에 잠겨 있는 정신과의 교류를 통해 오늘의 위치를 확인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아가려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새겼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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