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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수 카이스트 교수 공동연구팀, 코어-쉘 나노입자의 원자 구조와 물성 규명 성공
양용수 카이스트 교수 공동연구팀, 코어-쉘 나노입자의 원자 구조와 물성 규명 성공
  • 최승우
  • 승인 2022.11.04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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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용수 카이스트 교수(물리학과), 한상우 카이스트 교수(화학과), 유승화 카이스트 교수(기계공학과) 공동연구팀,
코어-쉘 3차원 계면구조를 단일 원자 수준에서 최초로 해석 성공
- 코어-쉘 시스템의 구조-특성 관계 규명 및 연료전지 촉매 특성 제어 기대
- 수소연료전지 등에서 훨씬 적은 양의 백금으로도 높은 성능의 촉매 제작 기대

카이스트(총장 이광형)는 양용수 카이스트 교수(물리학과), 한상우 카이스트 교수(화학과), 유승화 카이스트 교수(기계공학과) 공동연구팀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과의 공동연구 및 미국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영국 버밍엄대(University of Birmingham)와의 국제 협력 연구를 통해 팔라듐-백금 코어-쉘 구조 나노입자의 3차원 계면구조와 그 특성을 규명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양용수 카이스트 교수(물리학과). 사진=카이스트

코어-쉘(core-shell) 구조 나노입자는 서로 다른 물질로 이뤄진 코어(알맹이)와 쉘(껍데기)이 맞붙은 형태로 합성된 나노물질이다. 코어와 쉘 간의 경계면에서 코어를 이루는 물질과 쉘을 이루는 물질 간의 원자 간격 차이로 인해 원자 구조의 변형이 일어나며, 이 변형을 제어함으로써 나노입자의 광학적, 자기적, 촉매적 성질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 

특히 수소연료전지 제작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촉매에 값비싼 백금이 주로 사용되는데, 코어-쉘 구조를 최적화할 수 있다면 훨씬 적은 양의 백금을 이용해 더욱 높은 성능의 촉매를 제작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많은 연구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코어-쉘 나노입자의 계면 연구들은 대부분 2차원 분석이나 앙상블-평균(ensemble-averaged) 분석을 통해 이뤄져 쉘 내부에 묻힌 3차원적인 코어-쉘 경계면의 구조와 그에 따른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원자 분해능 전자토모그래피 기술을 이용해 팔라듐과 백금으로 이뤄진 코어-쉘 구조 나노입자의 3차원 계면 원자 구조를 최초로 규명했다.

병원에서 인체 내부의 3차원적인 구조를 엑스레이 CT를 이용해 측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자토모그래피는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물질에 대한 초고분해능 CT를 촬영하는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다양한 각도에서 물질의 2차원적인 투과전자현미경 이미지들을 얻고, 이로부터 3차원적인 구조 정보를 재구성해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연구팀은 전자토모그래피의 3차원 분해능을 끌어올려 물질 내부의 원자들을 하나하나 관찰 가능한 수준으로 재구성하고, 코어-쉘의 3차원 원자 구조를 약 24pm(피코미터)의 정밀도로 규명했다.

1pm(피코미터)는 1미터의 1조 분의 일에 해당하는 단위로, 24pm는 수소 원자 반지름의 약 1/2 정도에 해당하는 매우 높은 정밀도다. 

얻어진 구조를 통해 연구팀은 나노입자 내부의 코어-쉘 경계면의 구조를 단일 원자 단위로 파악할 수 있었고, 계면구조로부터 파생되는 원자들의 변위와 구조 변형에 대한 단일 원자 수준의 3차원적인 지도를 작성해 정량적으로 해석했다.

이를 통해 팔라듐-백금의 코어-쉘 나노입자 표면에 분포하는 각각의 원자들의 촉매 활성도를 규명했으며, 적절한 변형이 가해질 경우 촉매 활성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음을 밝혔다.

조혜성 씨(카이스트 물리학과 석박사통합과정)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달 10일 자 게재됐다. (논문명 : Direct strain correlations at the single-atom level in three-dimensional core-shell interface structures)

연구팀은 얻어진 3차원적 원자 변위와 구조 변형 지도에서 푸아송 효과(Poisson effect)로 알려진 탄성체 성질이 코어-쉘 나노입자 전체뿐만 아니라 단일 원자 수준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또한 이론적으로만 예측돼왔던 계면과 표면에서의 구조 변형도에 대한 상관성을 실험적으로 확인하고 이를 정량적으로 해석했다.

이러한 구조의 변형이 나노입자 전체에서 비슷하게 분포하는 것이 아니라 나노입자의 모양에 따라 위치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밝혔으며, 이러한 실험적인 발견은 분자 정역학(molecular statics)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론적으로도 재확인됐다. 

특히, 실험적으로 얻어진 3차원적인 원자 구조 정보는 양자역학적 계산을 통해 실제 물질의 물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이번 연구에서는 표면에서의 구조 변형도를 밀도범함수이론(density functional theory)의 양자역학적 계산 결과와 대응시킴으로써 표면에서의 촉매 활성도를 나타내는 표면의 산소 환원 반응(oxygen reduction reaction)을 각각의 표면 원자에 대해 계산했고, 이는 코어-쉘 구조와 촉매 특성 간의 관계를 단일 원자 수준에서 규명한 최초의 사례다.

연구를 주도한 양용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2차원적인 분석, 또는 낮은 분해능에 국한돼 온 코어-쉘 구조 연구에서 벗어나 원자 하나하나까지 3차원적으로 들여다본다는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ˮ라며 "이는 결과적으로 각각의 원자를 제어하는 사전적 설계를 통해 물질의 촉매 특성뿐만 아니라 구조와 연관된 모든 물성을 원하는 대로 최적화할 가능성을 보여준다ˮ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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