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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나무가 수소로 다시 태어나다
버려지는 나무가 수소로 다시 태어나다
  • 최승우
  • 승인 2022.11.03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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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텍·유니스트 공동연구팀, 폐목재 분해 통한 수소·고부가가치 화합물 생산 공정법 개발
- “물분해 공정 대비 전력 소모 절반 수준…폭발 위험도 X”

‘골칫덩이’인 버려지는 나무가 수소로 다시 태어났다. 포스텍(포항공대, 총장 김무환)은 지난 2일, 김동표 포스텍 교수(화학공학과)·임세준 씨(포스텍 화학공학과 통합과정) 연구팀이 류정기 유니스트(울산과기원, 총장 이용훈)교수(에너지화학공학과)·오현명 씨(유니스트 에너지화학공학과 통합과정)와 공동으로 폐목재를 수소와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전환하는 공정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소와 함께 식품·의약품의 원료로 쓰이는 바닐린(Vanillin)을 얻을 수도 있다. 

최근 생산되는 수소 중 상당수는 생산 시 이산화탄소가 함께 만들어지는 ‘그레이 수소(Grey hydrogen)’다.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를 만들기 위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만들게 되는 모순적 상황이 벌어지는 것. 그 대안으로 물분해를 통한 그린 수소(Green hydrogen) 생산 공정이 주목을 받았지만, 이 공정은 전력 소모가 커 생산 단가가 높은 데다가 폭발 위험이라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몰리브덴(Mo) 기반의 저렴한 금속 촉매를 활용, 폐목재를 분해해 그린 수소로 만드는 연속 공정법을 개발했다. 촉매에 의해 바닐린이 만들어지고, 그 과정 속에서 비활성화된 촉매를 재활성화하는 공정 중에서 수소를 생성하는 원리다. 

이 기술은 물질·열 전달 효율을 극대화하는 미세유체기술이 적용돼, 기존 폐목재 분해 공정의 한계였던 공정 시간이 12시간에서 30분으로 대폭 줄었다는 게 특징이다. 

또한 연속 분리 공정을 통하여 폐목재 분해 산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전극의 오염을 방지할 수 있으며 폐목재가 분해되며 비활성화됐던 촉매가 수소 생산 과정에서 자동으로 재활성화돼 연속 공정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연구 결과, 이 공정은 물분해 공정 대비 절반 수준의 전력이 소모돼 공정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폭발 위험도 전무하다. 

김동표 포스텍 교수(화학공학과). 사진=포스텍

쓸모없는 폐목재를 활용해 적은 비용으로도 빠르게 수소·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생산할 방법을 제시한 이번 연구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성과로 주목받는다. 

한편,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리더연구자지원사업 창의연구)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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