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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교수’ 수 늘리기 편법…새로운 고용불안정 불러
‘전임교수’ 수 늘리기 편법…새로운 고용불안정 불러
  • 안길찬 기자
  • 승인 2001.07.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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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7-24 17:25:02
교수간 역할분담 목적인가. 재정부담 줄이기 편법인가. 대학에 새로운 유형의 교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강의교수, 연구교수, 대우교수들이다.

올해 상반기 42명의 교수를 임용한 경희대는 그 절반이 넘는 23명을 강의전임강사·조교수 신분으로 채용했다. 35명을 임용한 명지대 역시 20명의 강의전담조교수를 교양과정에 배치했다. 세종대도 41명의 교수를 채용하면서 11명을 강의전임강사로, 3명을 연구교수로 임용했다. 대우교수제도를 운영중인 홍익대는 40여명의 교수들이 현재 ‘대우’꼬리표를 달고 있다.

강의교수는 학생들의 어학능력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주로 어학분야에서 외국인 강사를 채용하는 방식으로 활용됐으나, 갈수록 학문분야를 가리지 않고 신임교수를 채용하는 방식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들 교수들은 통상 1~2년 단위로 계약관계를 맺고 임용되는데, 분명 전임교수가 아니다.

최근 들어 일부 대학에서 전임이 아닌 이들 교수를 전임으로 보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부터 교육부가 담당하던 교원임면관리 업무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로 이전됐다. 그런데 까다로운 임면보고 과정이 느슨해진 틈을 타 이들 교수들을 전임으로 보고하는 현상이 급증하고 있는 것. 대교협은 “올 들어 강의·연구·대우교수를 전임으로 보고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면서 “교육부의 해석을 요구해 전임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지만, 대학들이 전임과 똑같은 대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해 난처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고등교육법은 신분안정 여부를 기준으로 교수를 전임과 비전임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교육부 대학행정지원과 김홍구 사무관은 “전임교수는 법적인 권리와 의무를 갖는다. 학교행정에 참여할 수 있고, 부당한 신분위협을 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 그런 점에서 강의교수나 연구교수는 전임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학들의 강변도 만만치 않다. 단국대의 한 관계자는 “학문후속세대의 채용 비중을 늘리고, 교수의 전문적인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강의·연구교수제가 활용되고 있다”며 “전임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왜 대학들이 강의·대우교수란 형식을 빌어 교수들의 채용을 늘리고 있는가 하는 점. 그 이면에는 모종의 편법이 작용하고 있다는 게 관련 교수들의 설명이다.

강의·연구교수들은 규정상 임용기간이 만료되면 전임교수와 달리 별도의 통보조치 없이 자동적으로 해임된다. 또 급여계약을 연봉제로 맺기 때문에 전임에 비해 적은 비용을 들이고 채용할 수 있다. 이들 교수와는 안정적인 고용관계가 맺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경희대의 연구·강의교수 규정에 따르면 “전임에 준하는 책임과 신분을 보유한다”고 면서도 “임용기간이 만료되는 학기말에 자동적으로 해임되며, 별도의 통보조치를 하지 아니한다”고 못박고 있다.

충남의 모 대학 강의전임강사로 재임중인 김 아무개씨는 “강사나 겸임교수에 비해 대우는 낫지만 신분은 여전히 불안정한 것이 강의교수의 처지”라고 털어 놓았다.
안길찬 기자 chan121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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