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은경(서울대 사회학) © |
“분과학문에서 여성적 관점 인정받기가 어려워”
일․가정 양립도 어려운 부분이었다. 출산 후 아이를 조금 키운 후에 박사 과정에 입학한 배 교수는 “시간강사, 연구원 생활 등 ‘유동적’ 생활을 하다보니 육아, 육아와 관련한 협상 등이 모두 내몫이었다”며 “덕분에 내가 발표를 맡았다거나 해서 꼭 가야하는 심포지엄 외에 가고 싶은 심포지엄을 마음대로 가지 못했던 점 등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또한 “3살 때부터 아이를 어린이집 종일반에 보냈다”며 “맡겨놓고도 항상 불안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배 교수는 더 많은 여성연구자가 우수한 연구능력을 갖추려면, 대학에도 학문후속세대를 위한 ‘탁아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영민(고려대 언론학) © |
고려대는 이번에 60명의 신임 교수 중 4명만 여교수로 임용했다. 그 중 한 명인 윤 교수에게 여성으로서의 어려움을 물었더니 “언론학부나 광고학 쪽에 여학생은 늘어나는데 여선생님이 안 계시다보니 학교 측에서도 필요로 하는 분위기여서 적응에 어려움이 없도록 많이 배려하고, 재임용이 남아있어 신임교수의 행정적 부담도 줄여주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고려대가 여성배타적이라고 미리 겁먹는 여선생님들이 계신데 부닥쳐보면 그렇지도 않다”고도 덧붙였다. ‘혼자’가 갖는 대표성 때문에 행동에 제약이 없겠냐는 질문에 윤 교수는 “남 의식하지 않고 내 좋은 대로 살되, 비합리적 행동만 하지 않으면 되지 않겠냐”고 말한다.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여교수. ‘당차고 자유로운 여성’으로서 여학생들에게 긍정적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학생들에게 긍정적 롤모델 되고 싶다
▲장혜영(아주대 화학) © |
장 교수는 나이가 젊은 만큼 대학원생이나 학생에 대한 공감의 정도가 높다. “대학원생을 받으면 본인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많이 주고, 독립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말한다. 또한 “진로에 대해 많은 정보를 주겠다”는 것도 그가 한 결심이다. “외국에 가보니 할 수 있는 일이나 학문 분야가 너무 다양했다”며 “먼저 경험한 만큼, 학생들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끔 돕겠다”며 ‘친구 같은 선생님’의 모습을 그리게 했다.
▲함정임(동아대 문예창작) © |
교수로서 주어지는 각종 행정 업무에 대해서도 그는 “소설가로서, 다양한 경험을 해 볼 수 있어 그것 또한 소중한 기회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을 위한 ‘취업 세미나’, ‘신임교수 워크샵’ 등 일견 소설가와 멀어 보이는 일들도 함 교수는 생활의 현장으로서 받아들이고 경험으로 여겼다. 올 여름 잔혹극 창시자 앙토넹 아르토의 궤적을 좇는 멕시코 여행을 계획 중인 함 교수의 생활은 강의와 창작과 여가가 ‘삼위일체’를 이뤄 작품으로 재현될 듯 보였다.
박수진 기자 namu@kyosu.net